신길동 고시원과 주 예수 그리스도

 

신길동 어느 골목,

작은 고시원 방 하나에

오늘도 나는 몸을 눕힌다.

 

창문은 작고

방은 좁고

내가 가진 것은 많지 않다.

 

벽 너머에서는

이름 모를 사람의 기침 소리가 들리고

복도에는 낯선 발걸음이 지나간다.

 

서울은 잠들지 않는데

나는 가끔

세상에서 나 혼자만 멈춰 선 것 같다.

 

그때 나는

두 손을 모은다.

 

“주 예수 그리스도여,

오늘도 저를 버리지 마소서.”

 

화려한 성전도 아니고

높은 아파트도 아니며

따뜻한 가정의 식탁도 아닌

 

신길동 고시원의

작고 초라한 방 한가운데서

나는 주님을 부른다.

 

그리고 문득 생각한다.

 

예수께서도

머리 둘 곳조차 없으셨다고.

 

그러니 주님은 아실 것이다.

집이 작아서 외로운 마음도,

주머니가 비어서 두려운 마음도,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서 있는 마음도.

 

나는 가진 것이 없지만

주님을 부를 수 있다.

 

나는 내일을 모르지만

주님의 손을 잡을 수 있다.

 

오늘 밤

고시원의 불이 하나둘 꺼지고

서울의 거리가 어둠에 잠길 때

 

내 작은 방에는

보이지 않는 빛 하나가 남는다.

 

그 빛은 돈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며

사람의 인정도 아니다.

 

십자가에서 흘린 사랑,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나신

주 예수 그리스도.

 

주님,

 

언젠가 내가

이 작은 방을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그때까지 잊지 않게 하소서.

 

내 인생의 가장 낮은 곳에서

나를 만나주신 분이

바로 주님이었다는 것을.

 

신길동의 작은 방에서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

 

“주님,

제 인생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믿게 하소서.

 

제가 가진 것이 없어도

제가 쓸모없는 사람이 아님을

믿게 하소서.

 

그리고 내일 아침

다시 일어날 힘을 주소서.”

 

좁은 방,

낡은 침대,

어두운 밤.

 

그러나 그곳에도

주님은 계신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

 

사람이 나를 떠나는 밤에도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나를 떠나지 않으신다는 것을.

 

오늘도 신길동의 작은 방에서

나는 혼자가 아니다.

 

주님이 계시기에.

 

예수 그리스도,

나의 밤을 지키시는 빛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