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아래에서

 

어둠이 내 마음을 덮던 밤,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습니다.

 

세상은 너무 조용했고

내 기도는 허공에 흩어졌지만,

그때 당신은 말없이

내 곁에 서 계셨습니다.

 

예수여,

당신은 왕이면서도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오셨고,

 

상처 입은 사람의 손을 잡으시며

죄인의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나는 당신의 십자가를 바라봅니다.

못 박힌 두 손,

찢어진 옆구리,

그리고 끝까지 놓지 않으신 사랑.

 

사람들은 당신을 버렸지만

당신은 사람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나는 무너졌지만

당신은 나를 다시 일으키셨고,

 

나는 길을 잃었지만

당신은 스스로 길이 되어

나를 기다리셨습니다.

 

예수여,

내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에도

당신은 나의 소망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나는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내 삶의 어둠보다 큰 빛으로,

내 죄보다 깊은 은혜로,

내 절망보다 강한 사랑으로

 

다시 나를 부르시는

그 이름을 부릅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나는 믿습니다.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듯

절망도 마지막이 아니며,

 

십자가 너머에는

반드시 부활의 아침이 온다는 것을.

 

오늘도 나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나의 길,

나의 소망,

나의 구원,

 

예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