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체의 ‘노예도덕(Sklavenmoral)’은 단순히 “약한 사람이 착한 척하는 도덕”을 뜻하지 않는다.
니체가 말하는 노예도덕은 자신의 힘과 삶을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이, 자신보다 강하거나 우월한 존재를 ‘악’으로 규정하고 그 반대편에 자신의 가치를 세우는 도덕적 가치체계를 가리킨다.
주인도덕에서 주인은 먼저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의 반대편을 '나쁨schlecht'이라고 부른다. 즉 자기긍정 → 타자에 대한 가치판단이다.
반대로 노예도덕은 먼저 타자를 부정하고, 그 반대편에 자신을 놓는다. 즉 타자부정 → 자기긍정이다.
어떤 사람이 나보다 강해서 내가 그에게 맞설 수 없지만 적대감도 없앨 수 없을 때 이 노예도덕은
그 사람을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주인도덕의 '나쁨schlecht'과 노예도덕의 'böse(악)'의 차이는 후자는 상대를 반드시 도덕적으로 유죄인 존재로 만들고, 그에 대비해 자신을 약하고 소박하지만 순결하고 선량한 존재로 규정한다는 것이다.
이 노예도덕이 집단성을 띠게 되면 그것이 곧 언더도그마다. 사회의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악한)기득권층과 대립하는 숱한 자칭 타칭 약자들이 스스로를 '아 어어쨌든 저 연놈들에 비해 우린 깨끗해' 하는 그거.
그리고 여기서 노예는 단순히 사회경제적 의미의 노예뿐만이 아닌, 자신의 의지를 직접 실현할 수 없는 존재의 정신적 구조를 가리킨다.
직접 반격할 수 없는 약자의 복수는 내면화되고 곧 도덕적 가치판단으로 변한다.
노예도덕은 결국 금욕적 이상(asketisches Ideal)과 결합하여, 육체적 욕망을 억제하고, 성적 욕망을 죄악시하고, 권력욕을 악으로 보고, 자기긍정을 죄로 여기고, 고통과 자기희생을 선으로 만든다.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실현할 수 없는 현실에 대고 '욕망을 실현하는 삶이 바람직'하다고 감히 못하겠고,
이 비루한 자기 처지를 어떻게든 긍정하려면 가치를 뒤집어 자신의 무력감을 도덕적 우월성으로 변환시켜야 한다.
3줄요약
노예처럼 자기연민에 빠져 엄한 사람 도덕으로 물어뜯으며 찌질하게 굴지 말고
주인의 향상심과 대범함으로 자신을 대하고 타인을 대하자
그게 자유와 정의를 기치로 삼는 우파 정신 아니겠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