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간첩 잡아도 간첩죄 처벌 못하는 '황당한 현실'



 
  • 기자민우 기자 
  • 자유일보 2026.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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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軍기밀 빼돌린 중국인 2명 11일 일반이적죄 혐의 구속



간첩죄 개정안 3월 법안 공포에도
6개월 유예조항에 9월 13일 발효

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 심각
올해 상반기까지 135건에 달해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지난 2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법 왜곡죄’를 포함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수정안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




국내 기업의 기밀을 해외로 빼돌리는 외국 배후 '산업 스파이' 문제가 심각하다.
올해 상반기만 130여건에 달한다.


유학생을 위장해 대학 연구소로 침투한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외국 배후의 산업 스파이를 적발해도 9월 중순까지는 간첩죄로 처벌할 수 없다.
간첩죄 적용 대상을 '적국(북한)'에서 '외국'까지 넓힌 간첩법 개정안이 9월 13일에 발효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산업통상부 자료(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제공)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해외로 유출된 산업기술은 135건,
그 중 국가핵심기술로 분류되는 건은 44건이며 이 중 1건은 국가첨단전략기술이다.

중소기업 기술이 75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기업 기술은 47건, 대학 및 연구소 등 기타 출처는 13건이었다.
이 중에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반도체 기술(51건)이 가장 많았고, 이어 디스플레이(27건), 전기·전자(13건), 자동차(10건) 기술 등이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이를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작 외국 간첩죄는 오는 9월 13일에야 효력이 발생한다.
개정안의 핵심은 북한 간첩 또는 이를 방조한 우리 국민에게만 적용했던 간첩죄 대상을 외국인 간첩과 외국인 간첩행위,
국내 관련 행위 및 행위자 모두로 넓힌 것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공포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의 부칙은 '이 법(간첩법 관련)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명시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 측이 외교 마찰 등을 이유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유예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보니 국군과 주한미군의 군사시설을 돌며 이적 행위를 한 중국인 2명이 11일 구속됐지만 이들에게 간첩죄를 적용할 수 없다.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중국군 출신인 이들이 군 교신 내용을 감청하거나 대외비 자료를 빼돌린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죄목은 일반이적 및 통신비밀보호보법 위반 혐의 정도다
. 간첩법이 발효됐다면 간첩죄 처벌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지만 형법 개정안에 포함돼 외국 간첩죄와 함께 공포된 '법 왜곡죄'의 부칙에는 공포한 날부터 즉시 시행한다고 명시됐다.
이에 따라 3월부터 법 왜곡죄 소송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영 논리에 따른 편향성 때문에 논란이 있었던 법은 즉시 시행하면서 국
가 안보와 직결된 법안에 대해서는 6개윌 유예를 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적국 범위를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까지 확대하지만 형법상 불소급(법 시행 이전 사실에 대해서 법 적용 불허) 원칙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수 있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지난 6월 대전고등법원이 반도체웨이퍼연마(CMP)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주범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죄질에 비해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던 배경이다.

 

과거 '바로 시행'을 전제로 한 간첩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실은 11일 본지에 "현행 법체계로는 외국인의 간첩행위에 대해 처
벌하기 어려운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고, 국가안보에 중대한 사각지대를 초래해 왔다"며 "급격히 고도화되고 있는 간첩 활동과
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공백 없이 즉각적인 처벌이 가능하도록 해야 했기 때문에 부칙을 '공포 즉시 시행'으로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동호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을 제외하고 간첩 행위를 했던 나라가 대부분 중국이라는 것은 명백하다"며
"법 왜곡죄는 바로 시행하면서 간첩죄 적용 시점은 시간을 끄는 건 국가가 중국의 눈치를 본다고 할 수밖에 없는
당당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