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나

 

어둠이 길어질수록

나는 나의 그림자를 오래 바라보았다.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

밤마다 내 가슴에 내려앉았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빛을 찾아 걸어가는데

나는 빈손으로 서 있었다.

 

그때

당신이 내게 오셨다.

 

예수님.

 

나는 당신에게

잘 살아왔다고 말할 수 없었다.

당당한 얼굴로

나의 의로움을 자랑할 수도 없었다.

 

나는 넘어졌고,

때로는 나 자신조차 미워했으며

세상과 사람을 원망한 날도 있었다.

 

그런 나를 향해

당신은 아무것도 묻지 않으셨다.

 

다만

십자가 위에서

두 팔을 벌리고 계셨다.

 

마치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나는 너를 알고 있다.”

 

내가 감추고 싶은 마음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상처도,

나조차 이해하지 못했던

나의 어두운 밤까지도.

 

당신은 알고 계셨다.

 

그래서 나는

처음으로 울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사랑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 때문에.

 

예수님,

당신은 나에게

성공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높은 곳에 올라가

모든 사람보다 빛나라고도 하지 않으셨다.

 

다만

다시 일어나라고 말씀하셨다.

 

오늘 하루를 살아내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작은 선 하나라도 세상에 남기라고.

 

그래서 나는

다시 길을 걷는다.

 

아직 가진 것은 많지 않고

내 앞날도 선명하지 않지만

 

내가 가는 길의 끝에서

당신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믿으며.

 

어쩌면 인생은

끝없이 무언가를 얻는 일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사랑을 잃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

 

예수님,

 

나는 아직 부족합니다.

 

그러나

당신을 믿습니다.

 

내가 당신을 붙잡은 것 같았지만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당신이 나를 붙잡고 계셨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나는 살아갑니다.

 

비록 작은 걸음일지라도,

 

당신과 함께.

 

그리고 언젠가

이 세상의 모든 길이 끝나는 날,

 

내가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당신 앞에 서게 될 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주님,

저는 잘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당신을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당신께서

조용히 웃으시며 말씀해 주시기를.

 

“잘 왔다.

내 사랑하는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