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북한 해킹조직 역으로 털렸다…57개국 1640개 기업 공격 사실 확인 [축]

미 보안연구원 22개월 추적 끝에 내부자료 5TB 확보
암호화폐 노린 ‘가짜 채용면접’ 수법 확인
기업·정부기관·병원까지 광범위 침투
AI로 만들어진 이미지 입니다.
북한의 해킹 전문 조직이 보안 연구원에게 역으로 침투당하면서 공격 내역이 대거 드러났다. 분석 결과 전 세계 57개국 1640개 기업·기관이 북한 해커들의 표적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와이어드는 6일(현지시간) 미국 보안업체 쿠미오(Cymio)의 방겔리스 스티카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약 22개월 동안 북한 해킹 조직의 서버를 추적·분석해 약 5TB(테라바이트)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스티카스는 “북한 해킹 조직의 내부 서버에 접근해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7개국 1640개 기업·기관이 공격받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가운데 700~800건은 서버 최고관리자(루트) 권한이나 암호화폐 지갑 키 탈취와 관련된 심각한 피해 사례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북한 해커들의 핵심 수법은 이른바 ‘전염성 면접(Contagious Interview)’으로 불리는 채용 위장 공격이었다.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개발자들에게 접근한 뒤 코딩 테스트에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프로그램을 내려받게 하고, 이 과정에서 악성코드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특히 여러 기업의 시스템에 접근 권한을 가진 외주 개발자가 감염될 경우 피해가 연쇄적으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카스는 “한 명의 외주 개발자가 최대 30개 기업의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었던 사례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피해 대상으로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유니스왑랩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오포, 일본 이온 스마트테크놀로지, 미국 보스턴 어린이병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이탈리아 최고사법위원회, 사우디아라비아 알라지은행 계열사, 벨기에 플랑드르 정부 산하 기관도 피해 명단에 포함됐다고 와이어드는 전했다.
다만 보스턴 어린이병원은 전직 외주업자의 개인 기기가 관련된 사건으로 병원 시스템에 대한 무단 접근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도 해당 계약자를 조기 해고했으며 고객 정보나 민감한 자료가 유출된 정황은 없다고 설명했다.
와이어드는 북한 해커들이 접근할 수 있었던 시스템에는 의료·범죄 관련 민감한 정보도 포함돼 있었지만 실제 공격은 주로 암호화폐 탈취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티카스가 경고한 수백 개 기업은 아직 별다른 대응을 내놓지 않았으며, 피해 가능성이 있는 조직도 계속 확인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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