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나 무지했고, 너무 순진했다.

 

국가적인 행사라고 믿었던 순간들 속에 국가 권력과 이해관계가 개입되고, 심지어 공정해야 할 경쟁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가능성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 내가 마주한 현실은 내가 믿어왔던 스포츠의 가치에 큰 의문을 던졌다.

 

그동안 느꼈던 감동과 환희, 그리고 선수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역사라고 믿었던 순간들이 혹시 보이지 않는 힘과 영향력 속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2002년 월드컵의 감동, 그때의 영웅들에 대한 기억까지 의심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스포츠가 가진 순수함과 공정성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 것은 사실이다.

 

월드컵뿐만 아니라 올림픽,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등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들도 과연 완전히 공정한 경쟁이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오늘 나는 스포츠 자체를 잃은 것이 아니라, 스포츠를 바라보던 순수한 믿음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