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에 세금 안쓴다더니 '稅 핵폭탄' … 공약 믿은 국민 '뒤통수'
- 박정환 기자
- 뉴데일리 2026-08-03
비거주 1주택 '돈 먹는 하마' 신세
시가 40억 보유세 968만원서 1820만원으로
종부세만 따지면 4~5배 폭증하기도
현금 부족 집주인 '조세전가' … 세입자, 살던 집서 쫓겨날 판
은퇴 고령자 이사·다운사이징 … 매물 나와도 실수요자 그림의 떡'덜
똘똘한 한 채' 수요 늘 수도 … 공급 막히자 '文 정부' 규제 재탕

▲ 서울시내 전경. ⓒ뉴데일리DB
- 고가주택 소유주에 대한 '세금 폭탄'이 현실화됐다
- .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는 대통령 공약은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함께
- 이미 공수표가 된 지 오래이고 이제는 보유세마저 줄인상을 앞두고 있다.
- 세제 개편안을 두고 '집기값 잡가 아닌 거래 정상화와 시장 안정 목적'이라는 구윤철 경제부총리의 발언은 되려
- '공약 파기에 대한 사과가 먼저'라는 역풍만 키운 꼴이 됐다.
곤두박질친 정책 신뢰와 별개로 세제 개편안이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 과도한 세 부담이 매물 잠김과 임대차 시장 불안, 집값 폭등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이미 문재인 정부 때 입증됐다.
- 막대한 세 부담에 은퇴 고령층의 주거 불안이 심화되고 과세를 피하기 위한 다운계약 등 불법행위가 횡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그럼에도 현 정부는 규제 일변 정책을 내놓다 자멸한 문 정부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고 있는 것이다.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 기존 60%에서 70~80%로 10~20%포인트(p) 높이고, 세율 체계를 주택수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 보유와 거주로 구분됐던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세액공제도 거주공제로 일원화한다.
또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현행 보유 최대 40%·거주 최대 40%에서 거주 80%로 전환하는 한편 - 다주택자가 2년 이상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주택 양도세 중과를 최장 2028년까지 한시 완화한다.
실거주 중인 30억원 이하 1가구 1주택 주택은 공제 혜택을 늘려주고, 반대로 비거주 및 4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은 - 세 부담을 늘려 과세 형평성을 제고하겠다는 게 정부 목표다.
전월세 매물 잠김·가격 폭등 불보듯 … 세입자에 세금 떠넘기기
하지만 맹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전·월세 시장 불안과 세입자에 대한 조세 전가다.
- 정부의 과도한 실거주 집착이 매물 부족과 전·월세값 폭등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세제 개편안을 보면 같은 1가구 1주택이라도 '비거주 소유주'의 세 부담이 훨씬 크다. - 예컨대 1가구 1주택 비거주 기준, 시가 20억원(공시가 15억원) 아파트를 가진 60세 소유주라면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이
- 기존 370만원에서 495만원으로 125만원 증가하게 된다.
같은 조건에 시가 25억원 아파트 소유주는 445만원에서 620만원으로 175만원, - 30억원 소유주는 573만원에서 907만원으로 334만원 뛴다.
시가 40억원짜리 아파트라면 보유세가 968만원에서 182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등하게 된다.
특히 종합세만 따지면 지역별로 최고 4~5배 이상 폭증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 구체적으로 주택을 10년 보유한 1세대 1주택 60세 비거주자 경우 시가 20억원 주택 보유시 현재 27만6000원의 종부세가 부과되지만 세제 개편 이후인 2027년 114만원, 2028년엔 152만원으로 증가한다.
- 세율 체계와 공제 한도가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바뀌면서 종부세 부담이 최대 5.5배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단지별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세 부담이 더욱 확연하게 체감된다. - 예컨대 실거래가 48억원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 1주택자의 보유세는 실거주시 올해 1810만원에서
- 내년 2764만원으로 954만원(52.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비거주자 경우 보유세가 3318만원으로 1508만원
- (83.3%) 급등하게 된다. 같은 집이라도 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즉 비거주 1주택이 말 그대로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 . '국민평형'인 34평 실거래가격이 20억원 이상인 곳을 추려보면 강남3구를 포함해 마·용·성(마포·용산·성동),
- 영등포구 여의도동·양천구 목동 재건축 단지들이 모두 사정권이다.
세 부담을 떠안게 된 집주인들의 선택지는 해당 주택에 직접 들어가서 살거나 매도하는 두 가지로 좁혀진다. - 어떤 선택지이든 현재 해당 주택에 거주 중인 세입자는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 정부가 세 낀 매물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퇴로를 열어주긴 했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더욱이 서울 상급지에 위치한 비거주 1주택이라면 가격 상승 기대감에 집주인이 실거주나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 집주인이나 집주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거주 의사를 밝히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이 무력화된다.
집주인과 임대인들이 늘어난 세 부담을 임대료 상승으로 보전할 가능성도 있다. - 이창무 한양대 교수팀 연구결과 종부세가 처음 도입된 노무현 정부 시기 월세는 약 20%, 종부세를 대폭 강화한
- 문재인 정부 시기엔 30% 올랐다. 2025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공시가격 현실화가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
- 보고서에서도 공시가격이 10% 오르면 전세값은 1~1.3%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자들 눈물의 지방行 … 매물은 또다른 고액자산가 손으로
은퇴한 고령 소유주들도 직격타가 예상된다.- 고정수입이 없는 고령자 입장에선 최대 두 배 가까이 뛴 보유세를 감당할 재간이 없다.
- 특히 현금 여력이 달리는 고령 소유주라면 매도 후 거주지 이전과 다운사이징이 강제될 수 있다.
정부도 은퇴 고령자의 거주지 이전을 권장하는 눈치다. - 이번 세제 개편안을 보면 65세 이상 1주택자가 양도일 기준 2년 이상 거주 중이면서 총 보유 기간 가운데 5년 이상 거주한
- 수도권 소재 주택을 특수관계인 외 제3자에게 매도할 경우 한시적으로 양도세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 단 여기엔 양도 후 6개월 내 비수도권 지역으로 이주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고가주택 밀집도가 높은 강남권은 소유주 연령대도 높아 세금 인상에 따른 '고령자 젠트리피케이션'이 가속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강남3구 내 집합건물 소유자 80만6613명 중 38만6224명(47.9%)이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 70대 이상만 따져봐도 20만1987명으로 전체의 4분의 1에 달했다.
- 특히 유동성이 부족한 고령 임대인이라면 전·월세값을 올려 세 부담을 줄이는 경향이 더욱 짙게 나타날 수 있다.
세 부담으로 인한 고령층 이탈이 실수요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맹점이다. - 예컨대 세 부담이 가파르게 올라 고령층 매물이 풀릴 수 있는 50억원대 아파트는 일반 실수요자 입장에선 아예 접근조차 불가능하다.
과세 하한선인 20억원대 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 . 지난해 '6·27 대출 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으로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4억원에 불과하다.
- 소위 '금수저'나 현금 부자가 아니라면 대출 가능분을 뺀 현금을 보유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
바꿔 말하면 세제 개편안에 따라 고령층이 거주지를 옮기더라도 해당 매물은 실수요가 아닌 또다른 고액 자산가나 - 법인 소유가 될 공산이 크다. 정부가 강조해 온 거래 정상화, 시장 안정과는 거리가 먼 구조다.

▲ ⓒ뉴데일리DB
- 문턱 효과 … 31억이하 아파트 쏠림·다운계약서 우려도
기준선 인근에서 세 부담이 급격히 오르는 '문턱효과'와 그에 따른 '덜 똘똘한 한 채'로의 풍선효과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문턱 효과란 집값 등 특정 가격이 기준을 미세하게 넘어서는 순간 세 부담이 급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 시장에선 기존과 동일한 세율을 적용받는 과세표준 6억원 이하, 시가로 32억원 이하 아파트로 갈아타기 수요가
- 옮겨붙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대출 규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자산가들의 수요가 강남3구 외곽과 여의도, - 한강벨트 일대 실거래가 30억원 초반대 아파트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세를 피하기 위한 다운계약서 등 편법 거래행위가 횡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운계약이란 공인중개사와 매도인, 매수인이 합의해 실제 거래가격보다- 낮은 허위가격으로 거래하는 행위다. 예컨대 실제로는 32억원짜리 아파트를 31억원에 거래한 것처럼 매매계약서를 작성해
- 세 부담을 회피하는 방식이다. 계약서상 거래가격을 실거래가보다
- 낮춰 신고하면 매도인은 양도차익을 줄여 양도세를 줄일 수 있고, 매수인은 취득가액을 줄여 취득세를 절감이 가능하다.
다만 해당 거래가 적발될 경우 거래 당사자는 실거래가의 2~5%에 해당하는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여기에 신고불성실 가산세와 납부불성실 가산세까지 납부해야 한다.
주택 공급 어디가고 규제, 또 규제 … 약발 길어야 넉달
그간 정부 고위당국자들은 과거 정부와는 다르다며 규제가 아닌 공급 위주 부동산 정책을 공언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발표된 '9·7 공급대책과' 올해 '1·29 주택 공급 신속화 방안'은 공공에 편중된 공급 방식 탓에 금세 밑천을 드러냈고
-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 등 핵심 사업지는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반대에 발이 묶였다.
지지부진한 공급 속에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월세가격이 '트리플 상승' 곡선을 그리자 정부의 선택은 해묵은 세금 규제 카드였다. - 하지만 규제 약발은 길어도 반 년을 넘기지 않는다.
문 정부가 2020년 발표한 '7·10대책'은 종부세·양도세·취득세 등 소위 '징벌적 세제 3종 폭탄'을 투하한 초강력 대책이었다. - 종부세 최고세율을 최고 6.0%까지 올리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유를 2주택자는 20%포인트(p),
- 3주택 이상은 30%p 인상하는 한편 1년 미만 단기 보유분 양도세율을 기존 40%에서 최고 70%로 상향했다.
규제 직전 0.11%에 이른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대책 발표 후 0.01%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4개월 만에 - 다시 오름폭을 키웠다. 설상가상 아파트 매물은 규제 후 한 달 만에 40% 가까이 급감하며 매매가와 전·월세값을 밀어올렸다.
시장에선 벌써 문 정부 '시즌2'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액 자산계층은 지금 주택 보유 현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지 않은 계층은 바뀐 세제에 맞춘 똘똘한 한 채의 구간에 몰릴 것"이라며 "특히 전세시장은 장기적으로
- 상당 부분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그러면서 "고령층 지방 이주 지원을 위해 종부세 납부를 유예해준다고 하지만 결국은 지연이자 등을 더해
- 향후 목돈으로 추징하겠다는 것"이라며
- "지금껏 살던 지역에서 나가 새로운 지역으로 가라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쉽지 않은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세제 개편안 풍선 효과로 덜 똘똘한 한채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며- "임대차 시장에선 기존에 세입자가 거주하던 매물이 실거주용으로 전환되면서 매물이 오히려 감소하고,
- 밀려난 임차 수요가 신규로 시장에 유입돼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