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사진관 사진사인 정원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다.
주차단속을 하는 여자 다림이 정원의 일상에 등장한 것도 그 무렵.

 

이 아가씨 다림은 사진관을 자주 찾아와
정원을 “아저씨”라 부르며 정원의 주변에 자주 머물렀다 사라지곤 하는데
소파에 잠이 들면 여름의 더움을 선풍기로 식혀도 주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으며 푸념을 들어주기도 하는 정원.
밝고 씩씩하지만 일상에 지쳐가던 스무 살 다림에게 정원은 휴식처가 되어 준다.


다림이 먼저 나이와 결혼 여부, 생일을 먼저 묻기도 하고
서울랜드에서 일하는 친구가 공짜표를 주기로 했다면서
은근슬쩍 데이트 신청까지 한다.
팔짱을 끼고 걷는 것만으로도 쑥스러운 시간,
정원은 삶을 마감할 준비를 시작한다.

초원사진관은 자주 문이 닫힌다.
정원이 검진을 받으러 갈 때는 ‘출장 중’이라는 푯말이 걸리고
갑자기 쓰러져 입원한 동안에는 장기간 비워진다.
그럼에도 다림은 하염없이 기다린다.
 

정원을 만나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 겨울이 되어 사진관을 찾은 다림.

사진관 앞에 자신의 사진이 걸린 것을 보고 희미한 미소를 띄우며 발길을 돌린다.

 

다림은 정원의 죽음을 알고 있었을까?

 

"사랑이라는 게 열병처럼 찾아왔다가 그냥 지나갈 수도 있지 않나.",
"아.. 내가 저 사람을 이렇게 좋아했었구나."
하는 기억을 가지고 돌아서는 게 더 좋을 것 같았다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