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레버리지 상폐 못해" 일단 하고 보는 졸속 국정 후폭풍
입력 2026.07.20.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뉴스1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가 급변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문제에 대해
“이미 10조원이 넘어 상장 폐지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상장 폐지하면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준다”고 했다.
문제는 알지만 원상 복구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말 이 상품 출시 후 한 달 동안 코스피가 3% 넘게 급등락한 날이 절반이 넘어 증시를 투기판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애초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2개 종목에 2배 레버리지를 허용하면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대부분 전문가가 지적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주무 부처인 금융위 내부의 우려를 뭉개고 초고위험 상품을 법 시행령까지 고쳐가며 5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추진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정부가 내놓은 처방은 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올리는 정도의 땜질식 미봉책뿐이다.
책임자들의 무책임한 태도는 투자자 분노를 키우고 있다.
위험한 상품을 허가한 것은 명백한 정책 실패지만 속전속결 출시를 주도했던 김용범 실장은 사과 한마디 없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장은 뒤늦게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며 면피성 발언만 내놨다.
사태의 본질은 충분한 검토 없이 밀어붙이고 보자는 일방통행 정책에 있다.
‘일단 강행하고 문제 생기면 그때 고친다’는 졸속·일방 국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동 현장 갈등을 증폭시킨 노란봉투법, 사법 체계의 혼란을 불러온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도 같은 실패를 범했다.
전문가와 현장의 경고를 무시한 채 “혼란은 법원 판례나 경찰 지침 등으로 보완하면 된다”고 강행했지만
결국 한두 달 만에 부작용이 속속 드러났다.
백년대계는커녕 몇 달 앞도 못 내다보는 정책으로 시장을 망치고 국가 경쟁력을 훼손하는 국정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
국가의 근간 정책을 ‘일단 지르고 보기’식 실험 대상으로 삼는 듯하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