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아닌 신익희 앞세운 국회... 진영 행사 된 제헌절 경축식
조선일보 입력 2026.07.17.
https://www.chosun.com/resizer/v2/NW46ZQJMBVEYZNCDDP74RRTC5I.jpg?auth=ae00634b9531e2046a0be207caf31dfc5b2b4dc3f8b3e7b1b22d00ee7ce7ef2a&width=464 464w,https://www.chosun.com/resizer/v2/NW46ZQJMBVEYZNCDDP74RRTC5I.jpg?auth=ae00634b9531e2046a0be207caf31dfc5b2b4dc3f8b3e7b1b22d00ee7ce7ef2a&width=616 616w" decoding="async" loading="lazy" src="https://www.chosun.com/resizer/v2/NW46ZQJMBVEYZNCDDP74RRTC5I.jpg?auth=ae00634b9531e2046a0be207caf31dfc5b2b4dc3f8b3e7b1b22d00ee7ce7ef2a&width=616">국회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8회 제헌철 경축식에서
제헌헌법 낭독 및 도장 날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7일 국회에서는 ‘제헌절 경축식’이 열렸다. 제헌절이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로 지정된 뒤 처음 열린 행사다.
이날 경축식에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제헌 국회의원 198인이 제헌헌법 전문(前文)을 낭독하는 동영상이 상영됐다.
그런데 가장 먼저 등장한 사람은 제헌 국회 초대 의장이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아닌, 초대 국회 부의장이었다가 이후 의장을 맡은
신익희 전 국회의장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신 전 의장에 이어 두 번째로 등장했다.
국회 측은 순서 배치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제헌 국회에서 2개월간 활동한 뒤 초대 대통령이 됐다”며
“신 전 의장은 제헌 헌법의 1·2단계 초안 작업을 하고 제헌 국회 의장과 2대 의장을 하는 등 제헌 헌법의 상징성이 더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의 제헌 국회 활동 기간이 짧은 점을 감안해 초대 의장이 아닌 부의장을 앞세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 안팎에서는 “조정식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 출신이기 때문에, 신 전 의장을 맨 앞에 세웠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뿌리를 1955년 신 전 의장 등이 창당한 민주당에 두고 있다. 신 전 의장은 민주당의 초대 당수였다.
야권에서는 “자기 진영 인사가 아닌 이승만이 1번으로 나오는 건 싫다는 것”, “이승만을 아예 빼지는 못하고 2번에 끼워 넣은 것도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8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조정식 의장은 이날 경축사에서 3·1 운동과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에 이어 12·3 비상계엄 사태를 거듭 언급했다.
며 “국민이 국회를 지켰고, 국회가 헌법을 지켰으며, 헌법이 마침내 대한민국을 구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별도의 제헌절 행사를 열었는데, 12·3 비상 계엄의 부당성을 알리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빛의 위원회’ 출범 기념 시민 초청 행사를 열고, “제헌절을 맞아 국민 손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빛의 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당시 시민들이 집회에서 휴대폰 불빛, 야광 응원봉 등을 적극 활용한 것에 의미를 부여해 이를 ‘빛의 혁명’이라고 불러왔다.
빛의 위원회는 이런 빛의 혁명을 기념·계승한다는 취지로 지난 3월 설치한 대통령 직속 위원회다.
이 대통령은 “우리 현대사는 헌법 가치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권력을 사유화하려는 세력과 그에 맞서 주권을 지켜온 국민의
치열한 투쟁이었다”며 “2024년 12월 3일 한밤중에 선포된 비상계엄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결코 과거의 일이 아니라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도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계엄군을 태운 헬기가 서울 상공을 가르고 무장한 특수부대가 국회의 창문을 깨고 진입하던 그 긴박한 순간을
우리들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며 “매년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해 국민 모두가 그날의 일을 함께 기억하고
민주주의의 가치가 다음 세대에 영원토록 온전히 계승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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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과 응원봉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청와대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과 함께 비상계엄 전후 상황을 다룬 이명세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란 12·3’을 함께 관람했다.
이 영화는 김어준씨가 제작에 참여했다.
이명세 감독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대통령 내외와 참석한 시민들을 향해 “영화의 주연 배우”라고 했다.
야당은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여야가 함께 기념해야 할 제헌절의 의미를 자신들 마음대로 변질시켰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한 채 원 구성부터 일방 통보했고 독단적으로 악법을 쏟아내며 폭주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진심으로 제헌절을 기념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 싶다면, 과거 우리 선배들이 보여준 정치의 품격에 비해 자신들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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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기자
2011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사회부, 디지털뉴스부, 경영기획실 등을 거쳐 정치부에서 청와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김승재 기자
tuff@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