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고 가방 실내화 주머니를 들고 갔었다

곰팡이가 피어서 본래의 색상을 잃고 곰팡이 색으로 물들었다

흐린 초록색 가방에 진한 청록색 반점

아무리 빨아도 색깔이나 냄새가 가시지 않아 교실 의자에 앉아서 너무 부끄러웠어 

옷은 부르뎅 아동복 이었는데 구멍난데는 없었어

어쩌겠니  초등학교 막 입학한 아이가  선택의 여지가 없자나

 

하루는 옆집 고물상집에서 담장 위로 얼굴이 쑥 올라왔어

깜짝 놀랬지

배고프다고 먹을거좀 달래

방 두칸짜리 낡은 한옥 이라 부엌 바닥은 흙바닥이었어 연탄보일러에 그때 내집은 냉장고가 없었어 찬장을 열으니 오이만 있었어 아저씨에게 밥 김치 오이를 드렸다

 

고물상 집에 말타는 놀이기구가 들어왔어

길다란 손수레를 개조해서 장난감 말 몇마리가 있는데 스프링으로 연결되어 올라타고 위아래로 뛰면 재미있었다

 

입학은 자양국민학교였는데 학교 끝나면 짝꿍 병태가 자전거로 나를 데리러 왔어 그 친구 부모님은 오일장 장돌뱅이여서 집을 자주 비웠고 할머니가 맛난 점심과 과자 빵 짜장면 사탕을 주셨어

 

그러다 대동집으로 이사하면서 대동국민학교로 전학을 갔다

대동집은 고풍스런 기와집 한옥이었고 마당에 작은 정원이 있었고 조그만 물레방아가 있었지

 

엄마가 다 때려부쉈어  넓어진 마당 구석에 까만 오골계를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