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헌법 바꿨다고 국경이 되나…'두 국가' 허상, 국제법은 달랐다
- 곽성규 기자
- 자유일보 2026.07.
■ DMZ·MDL·NLL은 국제법상 여전히 별도 법적 체계 유지
일방적 헌법 개정만으로 국경선 성립 불가…정전협정 효력도 그대로
전문가 "북한 정치적 선언보다 대한민국의 헌법·국제법 원칙 지켜야"

한반도 위성 사진. /미 항공우주국(NASA)
북한이 헌법을 개정해 남북관계를 이른바 '두 국가' 체제로 규정하고 영토 조항을 신설하면서 군사분계선(MDL)과
비무장지대(DMZ),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법적으로는 북한의 일방적인 헌법 개정만으로 기존 경계선이 국가 간 국경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이 헌법 개정을 통해 대남 전략의 새로운 명분을 만들려 하고 있지만,
국제법과 대한민국 헌정질서까지 바꿀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16일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3월 헌법 개정을 통해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통일 관련 표현을 삭제한 것은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가 아닌 별개의 국가 관계로 재구성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러한 헌법 개정이 국제법상 경계선의 법적 성격을 바꾸는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 다수의 분석이다.
김태원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법학·국제법 박사)는 "국제법상 국경은 일방적인 국내법 개정이 아니라 국가 간 조약과 합의,국제재판,
장기간의 국제적 관행 등을 통해 확정된다"며 "특정 국가가 자국 헌법을 개정했다고 해서 기존 국제법 질서가 자동으로 변경되지는 않는다.
이 같은 원칙은 DMZ와 MDL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현재의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는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설치된 군사적 관리선으로, 전쟁을 종결한 평화조약에 의해 확정된
국경선과는 성격이 다르다. 정전협정은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잠정적 장치이며, DMZ 역시 군사적 완충지대로 기능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영토 경계를 최종 확정하는 선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헌법에서 대한민국을 별도의 국가로 명시했다고 하더라도 정전협정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된다"며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 역시 국내법을 이유로 국제조약 이행을 변경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는 원칙을 규정하고 있어
북한의 개헌만으로 정전체제가 달라질 수 없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북한이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철책과 방벽 설치를 확대하는 움직임도 이러한 법적 논의와 연결된다.
우리 군은 해당 시설물이 정전협정의 취지를 훼손하고 군사적 긴장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유엔군사령부는 대부분의
공사가 군사분계선 북측에서 이뤄졌고 공격적 무기 배치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곧바로 협정 위반으로
단정하지 않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 문제는 더욱 복합적인 성격을 갖는다.
NLL은 정전협정 본문에 명시된 경계선이 아니라 정전 이후 우발적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해 설정된 해상 통제선이다.
이후 수십 년 동안 군사적 운용과 관행이 축적되면서 한반도 안보 질서의 중요한 기준으로 기능해 왔으며,
단순한 해양경계 원칙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특수성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헌법 개정을 통해 NLL과 MDL을 사실상 국가 간 국경선으로 해석하려는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해상과 육상의 경계는 향후 당사자 간 합의나 국제법적 절차를 거쳐야만 법적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 헌법과의 관계도 중요한 변수다. 대한민국 헌법은 영토 조항과 평화통일 조항을 함께 두고 있으며, 북한을 일반적인 외국과
동일하게 해석하지 않고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법적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일방적으로 '두 국가' 체제를 선언했다고 해서 우리 헌법 질서가 자동으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결국 북한의 이번 개헌은 국제법상 경계선을 새롭게 확정했다기보다 대남 전략과 체제 선전의 방향을 헌법에 반영한 정치적 선언에
가깝다는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러한 규범 변화가 향후 북한의 군사적·외교적 주장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한민국은 국제법과 헌법 질서를 토대로
DMZ와 MDL, NLL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유지하면서 대응 논리를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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