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45 퇴역 앞두고 교육체계 대전환…실제 착함 대신 시뮬레이터 확대

[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미 해군이 차세대 함재기 조종사 양성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어 주목된다. 수십 년 동안 해군 전투기 조종사 교육의 핵심으로 여겨졌던 항공모함 착함 자격(Carrier Qualification·CQ)을 전투기 조종사 과정의 필수 교육에서 제외한 데 이어, 차기 고등훈련기 역시 실제 항공모함 착함훈련 기능을 필수 요구사항에서 빼기로 했다. 대신 첨단 시뮬레이터와 자동착함 기술을 활용한 '가상훈련 중심' 체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 해군은 약 200대의 T-45 고쇼크 고등훈련기를 운용하고 있다. 이 기종은 함재기 조종사들이 실제 항공모함에서 이착함을 반복하며 마지막 자격을 획득하는 데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전투기 조종사 과정에서는 항공모함 착함 자격이 졸업 필수 조건에서 제외됐다. 현재는 항공모함의 일정과 갑판 운용 여유가 있을 경우 일부 교육생만 추가적으로 착함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반면 E-2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조종사와 외국군 교육생은 여전히 실제 항공모함 착함훈련이 필수다. 지난 6월 항공모함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CVN-69)에서 실시된 훈련에는 총 26명의 교육생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E-2 과정 17명, 외국군 7명, 전투기 과정은 2명뿐이었다.
미 해군은 T-45를 대체할 UJTS 사업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차기 훈련기는 현재처럼 항공모함에서 터치앤고(Touch-and-Go)나 FCLP(Field Carrier Landing Practice) 훈련을 수행할 필요가 없도록 요구조건을 변경했다. FCLP는 육상 활주로에서 항공모함 착함 환경을 최대한 재현하는 훈련으로, 실제 착함 자격 취득 전 필수 단계로 활용돼 왔다.
해군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가상훈련 기술의 발전을 꼽는다. 최신 시뮬레이터는 실제 항공모함 환경을 높은 수준으로 재현할 수 있으며, 여기에 매직 카펫 등 자동착함 보조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조종사들의 초기 숙련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실제 항공모함 훈련은 막대한 비용과 함정 운용 시간이 필요한 만큼 교육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만성적인 조종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기간을 단축하려는 목적도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군사전문가들은 실제 항공모함 착함은 강한 해상 바람과 함정의 움직임, 제한된 갑판 공간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는 만큼 아무리 발전한 시뮬레이터라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E-2 호크아이처럼 아직 자동착함 시스템이 충분히 적용되지 않은 기종은 실전 경험의 중요성이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미 해군 역시 이러한 논란을 의식하고 있다. 해군항공시스템사령부(NAVAIR)는 T-45가 2040년까지 운용될 예정인 만큼 차세대 훈련기 도입 이후의 교육과정을 지금 논의하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대신 차기 UJTS는 실제 훈련기와 첨단 시뮬레이터를 결합한 '시스템 오브 시스템' 개념으로 구축해 필요한 착함훈련 능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UJTS 사업에는 시에라 네바다(SNC)의 프리덤 훈련기와 레오나르도-텍스트론 컨소시엄의 M-346N이 최종 경쟁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SNC의 프리덤 훈련기는 실제 FCLP 훈련 수행 능력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훈련기 교체가 아니라 미 해군 조종사 양성 패러다임이 '실제 비행 중심'에서 '실제와 가상을 결합한 교육체계'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실제 항공모함 착함 경험이 줄어들 경우 장기적으로 조종사의 위기 대응 능력과 숙련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