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습니다. 다만 특정 감독의 고유한 문체나 연출을 그대로 모사하기보다는, 그의 작품에서 자주 보이는 침묵, 여백, 인간의 고독, 상징적 이미지, 느린 호흡 같은 특징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구성하겠습니다.
《비가 머무는 골목》
장편 영화 시나리오 (오리지널)
장르: 느와르 · 심리드라마
배경: 서울 강서구 화곡동 겨울
---
프롤로그
새벽 4시.
눈과 비가 함께 내린다.
화곡동 골목.
편의점 간판 하나만 깜빡인다.
아무 말도 없다.
한 남자가 캐리어 하나를 끌며 골목 안으로 들어온다.
이름도 나오지 않는다.
---
1막
남자는 오래된 반지하 방을 얻는다.
창문 밖으로는 사람들의 발만 지나간다.
아침.
컵라면.
담배.
물 한 잔.
하루 종일 말이 없다.
밤마다 그는 같은 골목을 걷는다.
한 길고양이가 항상 그의 뒤를 따라온다.
그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고양이는 떠나지 않는다.
---
2막
골목 끝에는 작은 세탁소가 있다.
세탁소 주인은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중년 여자.
둘은 인사를 하지 않는다.
어느 날.
여자는 젖은 코트를 그의 앞에 내민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받아든다.
그날 이후
비가 오는 날이면 둘은 같은 처마 밑에 선다.
대화는 없다.
숨소리만 있다.
---
3막
밤이 되면 골목에는 검은 승용차가 들어온다.
남자는 오래전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 사람들을 멀리서 바라본다.
그들은 그를 모른 척한다.
그도 다가가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날.
조직의 막내가 그를 알아본다.
"형."
한마디.
그 한마디 때문에 모든 것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
4막
남자는 버려진 목욕탕으로 들어간다.
물이 없는 욕조.
깨진 거울.
곰팡이 냄새.
조직원 둘이 들어온다.
긴 싸움은 없다.
짧다.
숨이 거칠다.
주먹.
피.
침묵.
한 사람이 쓰러진다.
다른 사람은 도망친다.
남자는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오래 바라본다.
---
마지막 장면
봄.
화곡동 재개발 공사가 시작된다.
굴착기가 골목을 허문다.
세탁소는 사라졌다.
반지하도 없다.
길고양이만 허물 위를 걷는다.
남자는 아무 말 없이 버스를 탄다.
버스 창문에 비친 얼굴은 처음보다 더 늙어 있다.
버스가 출발한다.
화곡동은 점점 멀어진다.
---
마지막 내레이션
> "사람은 도시를 떠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안에 있던 시간을 떠나는 것이다.
남는 것은 이름 없는 골목 하나,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침묵뿐이다."
검은 화면.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