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엔 보완수사 요구권만... "경찰 부실수사·사건 핑퐁 불보듯"




 

각계 우려에도 與 전대 전 처리 속도전
수사관 교체 요구권 신설했지만 기속성 논란
野 "경수완독…檢 보완수사 차단에 사건 핑퐁 우려"
부실수사·유착 사건서 실체 규명 공백 가능성도 지적





 

노석조 기자
조선일보 2026.07.09. 








김승원(왼쪽부터), 김한규, 박상혁,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TF 소속 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김승원(왼쪽부터), 김한규, 박상혁,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TF 소속 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9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기존 형소법 개정안 2건을 상정한 데 이어, 당내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가 마련한 자체안도 제출한 것이다.
민주당은 8·17 전당대회 전 처리 방침에 따라 입법 속도를 높이고 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의안과에 개정안을 제출한 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은 크게 수사권 조정,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감독 강화, 피해자·고소인 보호 강화 등 세 가지 내용”이라고 했다.
발의에는 김 수석부대표와 김승원 법사위 간사, 이해식 행안위 간사, 박상혁 정책위 부의장 등이 참여했다.

 

개정안은 형사소송법상 검사를 수사 주체로 규정한 조항을 정비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이다.
김 수석부대표는 “소위 보완수사권은 부여하지 않았다”며 “수사는 사법경찰관과 특별사법경찰관 등 수사기관이 담당하고,
검사는 송치받은 사건의 공소제기에 필요한 범위에서 보완수사를 요구하도록 체계를 만들었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신 보완수사요구권의 실효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사법경찰관이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뒤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치도록 했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등 긴급한 경우에는 검사가 더 짧은 기한을 정할 수 있고, 필요하면 1회에 한해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보완수사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 수단도 늘렸다.

기존 직무배제와 징계 요구 외에 담당 사법경찰관 교체를 요구할 수 있게 하고, 해당 수사관서가 사건을 맡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다른 수사기관으로 변경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특정 경찰관이 사건을 본인 판단하에 은폐하는 경우가 불가능하도록 방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피해자와 고소·고발인 보호 장치도 담겼다. 부당한 수사에 대해 고소인과 피해자, 법정대리인이 검사에게 신고할 수 있게 하고,
검사는 해당 수사기관에 시정조치를 요구한 뒤 진행 경과를 신고인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의신청 주체도 고소인에서 고발인까지 확대했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증거를 인멸한 혐의 등을 받는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A 경감이 8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법정 밖으로 나오고 있다. 경찰은 A 경감이 장윤기의 차량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케이블타이'를 증거인멸한 혐의로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증거를 인멸한 혐의 등을 받는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A 경감이 8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법정 밖으로 나오고 있다.
경찰은 A 경감이 장윤기의 차량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케이블타이'를 증거인멸한 혐의로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최근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보완수사권 폐지 우려가 커진 데 대해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존치가 근본 대책은 아니라고 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보완수사권이 있음에도 장윤기 사건은 발생했다”며 “중요한 것은 이해관계자의 수사 관여를 막는 방식으로
수사기관의 자정과 견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해식 간사도 경찰위원회 실질화와 자치경찰제 확대 등을 경찰권 통제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승원 법사위 간사는 “오늘 발의된 형소법 개정안은 10일 오전 10시 법안심사1소위에서 기존 형소법 개정안 2건과 병합해
심사할 예정”이라며 “법사위는 1주일에 한 번 또는 두 번 이상 열어 신속하게 심사하겠다”고 했다.


 

野 “보완수사요구권만으론 수사 공백 우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영교 법사위원장에게 일방적인 회의 진행에
대해 항의한 후 퇴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실 앞에서 보완수사권 졸속 폐지를 주장하며 피켓시위를 이어갔다.

 

국민의힘과 검찰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만 하게 되면,
부실 수사나 경찰 내부 유착 의혹이 있는 사건에서 실체 발견이 늦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이를 경찰의 수사권 완전 독점, 이른바 “경수완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도 보완수사권이 공소 제기와 유지, 피해자 보호를 위한 핵심 수단이라는 입장이다.
대검찰청은 국회에 낸 의견서에서 송치 사건에 대한 검사의 보완수사는 형사사법 체계에서 오랫동안 유지돼 온 장치라며,
이를 폐지하는 것은 국민 기본권 보호와 사법통제 체계를 바꾸는 중대한 입법 사안이라는 취지로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가 9일 장윤기 살인사건과 관련해 광주경찰청장을 면담하기 위해 전남광주 광주경찰청을 찾았으나 출입이 가로막혔다. 장 대표와 지도부가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2026.7.9 ⓒ 뉴스1 이수민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가 9일 장윤기 살인사건과 관련해 광주경찰청장을 면담하기 위해
전남광주 광주경찰청을 찾았으나 출입이 가로막혔다. 장 대표와 지도부가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뉴스1


 



보완수사요구권의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도 남아 있다.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더라도 경찰이 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으면 사건이 검찰과 경찰 사이를 오가는 ‘핑퐁’으로 흐를 수 있고,
그 사이 피의자 구속기간이나 공소시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범죄,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
권력형 비리처럼 피해자 보호와 신속한 증거 확보가 중요한 사건에서 수사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개정안은 검사가 직접 피의자나 참고인을 조사하거나 증거관계를 보강하는 길을 막고 있다.

민주당은 1개월 처리 기한과 담당자 교체·직무배제·징계 요구권, 수사관서 변경 요구권을 보완책으로 제시했지만,
이는 결국 경찰이나 다른 수사기관에 다시 수사를 맡기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이나 내부 유착 의혹이 있는 사건에서
검사의 직접 개입을 통한 실체 발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의 징계 요구권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개정안은 보완수사요구를 받은 경찰이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치도록 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공소청장이 담당 사법경찰관의 직무배제·교체·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요구를 받은 경찰 지휘부가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는 명시적 의무 조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실제 강제력은 시행령과 기관 간 운용, 기관 내부 징계위 절차 등에 좌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석조 기자


노석조 기자국회 여당 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