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하기 싫은 공시 때려치고 사회 나가려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역술인한테 사주 보러 갔더니 5분 동안 한숨 쉬며 내 명식 들여다 보고 나서 여긴 왜 왔어? 묻길래 진로 문제 좀 상담 드리려고요 이러니까 2014년도 합격! 공무원 시험은 그동안 놀아서 못했고 그 정도 시험은 너한테 어려운 시험도 아니니 너만 마음 먹고 하면 된다! 이러면서 아무 말도 안 해주셔서 저는 공무원 공부 노무노무 하기 싫은데요? 이랬더니 묻지도 않은 전생 얘기 꺼내며 자네는 전생에 사헌부 관리 요즘으로 치면 사법시험 소년등과한 판검사였고 이생도 법공부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전생에 공무원을 했으니 이생도 공무원이나 해먹어야 할 팔자다 이러시더니 귀찮으니 꺼지라는 듯? 아무 말도 안 해주셔서 원래 20분 상담에 5만 원 이었는데 실질 상담 1분으로 끝나고 딴청 피우고 계셔서 결혼 문제 등등 여쭈어 봤더니 그런 건 공무원 시험 합격하고 한번 더 찾아오면 그때 알려주마 그러시며 또 딴청 피우셔서 다른 것도 여쭈어 봤더니 무조건 공시 합격하고 한번 더 찾아오면 알려준다며 아무 말씀도 안 해주셨다 일단 내 명식만 5분동안 들여다 본 후 공시생이라는 거 알아낸 점은 신기하긴 신기한데 내가 볼 땐 절대 14년 합격으로 보진 않은 거 같은데 일부러 거짓말 친 느낌이 들었거든? 뭐 어쨌든 1분 상담 끝내더니 아무 질문도 안 받고 담배 무시고 딴청 피우고 계셔서 그냥 나가야 하나 갈등 좀 하다 어차피 지금 나가나 시간 채우고 나가나 복채는 똑같이 5만 원이라 돈 아까운 마음에 죽치고 앉아 있었더니 본인 군생활 얘기 대학시절 얘기 등등 잡담으로 남은 19분은 채워 주시더라 평일 낮에 당시 40 전후 추정 남자가 진로 문제 궁금해서 찾아 왔다 하는 말하니 명식만 보고 수많은 가능의 수 중 공시생이라는 거 딱 찍어낸 건 신기하긴 노무노무 신기한데 그 외 다른 건 해준 말씀이 하나도 없었고 합격하고 한번 더 찾아 오면 그때 알려준다고만 하셔서 그리고 묻지도 않은 전생 얘기는 왜 꺼내셨는지 대충 알 거 같기도 하나 어차피 그런 건 증명할 방법도 없는 거 아니겠노? 그 양반이 합격하고 한번 더 찾아오라 했지만 솔직히 공시공부 여전히 아예 안하니 합격하고 다시 찾아 갈 일도 없을 거 같노 어제 도보 6시간 잡고 이마트 다녀와 소라 먹고 영화 좀 보다 피곤해서 자고 오전에 월드컵 좀 보고 오후엔 눈 좀 붙이고 저녁에 도서관 올라 왔는데 조금만 여기서 더 놀다 내려 갈 생각인데 오늘 역시 공시공부 1초도 안 하고 소라 먹고 쉬어야 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