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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논란 속 다시 떠오른 고려아연 지분 카드…한화의 선택은

한화그룹 본사. @뉴스임팩트자료사진
한화그룹 본사. @뉴스임팩트자료사진



[뉴스임팩트=이정희 기자] 한화그룹이 추진 중인 대규모 투자와 계열사 유상증자 논란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한 곳으로 쏠리고 있다. 바로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이다.

최근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 부담이 발생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굳이 유상증자를 할 필요가 있었느냐", "고려아연 지분을 매각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한화 입장에서는 고려아연 주식을 쉽게 팔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조건 계속 보유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고려아연 지분은 '황금알' 자산

고려아연은 세계 최대 비철금속 제련 기업 가운데 하나로 아연과 납, 은, 금 생산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전구체와 이차전지 소재, 희소금속 사업까지 확대하면서 미래 성장성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지분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 지분 자체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투자업계에서는 한화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가치가 수천억원 수준을 넘어선다고 분석한다. 때문에 재무적 관점만 놓고 보면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우량 자산으로 평가된다.

■ 왜 안 팔까

표면적으로만 보면 답은 간단하다.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규모가 축소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룹 차원의 자금 부담은 적지 않다. 따라서 고려아연 지분 일부만 매각해도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한화가 매각 카드를 꺼내지 않는 이유는 전략적 의미 때문으로 관측된다.

현재 고려아연은 국내 산업계에서 가장 복잡한 지배구조 이슈를 안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최윤범 회장 측의 경영권 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주주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민감하게 작용한다.

한화가 보유한 지분 역시 단순 투자 목적을 넘어 향후 경영권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고려아연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단순히 현금을 확보하는 문제가 아니라 향후 산업 지형과 사업 협력 관계까지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 팔고 싶어도 매수자가 문제

시장에서는 "안 파는 것이 아니라 못 파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고려아연 지분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일반적인 장내 매도로 처분하기 어렵다. 자칫 주가 급락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블록딜이나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해야 하는데 이 경우 누구에게 파느냐가 또 다른 논란이 된다. 만약 특정 경영권 진영에 매각할 경우 경영권 분쟁에 직접 개입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반대로 재무적 투자자에게 넘긴다고 해도 향후 경영권 향방에 따라 예상치 못한 파장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한화 입장에서는 매각 자체보다 매각 이후 발생할 정치적·산업적 후폭풍이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논란과 연결

최근 시장에서 고려아연 지분 문제가 다시 부각된 이유는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때문이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왜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를 희석시키면서까지 증자를 추진하느냐"며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고려아연 지분을 활용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한화 측은 미래 성장사업 투자를 위해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전략 자산을 동시에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그룹은 방산, 조선, 태양광, 우주산업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일시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핵심 투자 자산을 처분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선택은 아니라는 것이다.

■ 결론은 선택의 문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한화의 고려아연 지분이 향후 그룹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카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전략적 가치가 재무적 가치보다 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만약 방산·조선·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해 대규모 자금이 추가로 필요해지거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면 지분 활용 방식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한화의 고려아연 지분은 "팔 수 없는 자산"도 아니고 "당장 팔아야 하는 자산"도 아니다. 문제는 가격이 아니라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시장의 질문도 단순히 "한화가 고려아연 주식을 팔 것인가"가 아니라, "한화는 고려아연 지분을 현금으로 볼 것인가,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위한 전략 자산으로 볼 것인가"가 핵심이다.

그 답이 나오는 순간, 고려아연은 물론 한화그룹 전체의 투자 스토리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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