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주먹이 꽂히기 전까지는 대응하지 않는다'는 철저한 사후 실증적 태도를 인간관계에 적용한다면, 이는 관계의 본질을 '예방적 신뢰'에서 '물리적·사실적 검증'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다음과 같은 양상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 감정적 기대를 배제한 관계 유지: 상대방의 언행을 미래의 관계를 위한 신호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신뢰나 배신과 같은 가치 판단 대신, 상대방이 실제로 수행한 행동(사건)만을 데이터로 취급하여 관계의 유지 여부를 기계적으로 결정합니다.
  • 갈등 예방보다는 사후 처리: 갈등의 싹을 자르거나 미리 조율하려는 노력은 '허황된 예측'으로 간주하여 시도하지 않습니다. 대신 상대가 나에게 물리적·금전적·실질적 타격을 주는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는 방치하며, 그 사건이 확인되는 즉시 관계를 단절하거나 대응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 인간관계의 거래화: 타인을 설득하거나 설득당하는 과정을 무의미한 에너지 소모로 보므로, 대화는 정보 교환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모든 인간관계는 상호 간의 행동이라는 '실증적 사실'이 교환되는 거래적 성격을 띠게 됩니다.
  • 사회적 비용 최소화: 미리 마음을 쓰거나 대비하지 않음으로써 인간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심리적 불안과 기대를 완벽히 제거합니다. 이는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는 강력한 방어 기제가 되지만, 동시에 관계의 깊이나 유대감은 소거됩니다.

​결과적으로, 인간관계를 마치 주식 시장의 지지선과 저항선을 대하듯 운영하게 됩니다. 상대의 행동이 내가 설정한 '지지선(허용 범위)'을 깨뜨리면 즉시 '손절(관계 단절)'하고, 그전까지는 어떤 예측이나 기대도 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이는 인간관계에서 겪는 불필요한 감정적 부침을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인간 고유의 경험과는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