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17분, 옆집에서 들려온 노크 소리

 

그날 밤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비는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고, 오래된 원룸 복도에서는 형광등이 깜빡거렸다. 나는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보다가, 시계를 확인했다.

 

새벽 2시 17분.
 

그때였다.
 

똑. 똑. 똑.
 

아주 천천히,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처음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하지만 몇 초 뒤 다시 소리가 났다.

 

똑. 똑. 똑.
 

나는 숨을 죽이고 현관 쪽을 바라봤다. 새벽에 찾아올 사람은 없었다. 택배도, 친구도, 가족도. 더 이상한 건 노크 소리가 내 방 문이 아니라 옆집 문에서 들려왔다는 점이었다.
 

옆집 304호.
 

하지만 그 방은 한 달 전부터 비어 있었다.

전에 살던 여자가 갑자기 실종됐고, 이후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내려와 현관문 렌즈를 들여다봤다. 복도는 어두웠다. 깜빡이는 형광등 아래, 304호 문 앞에 누군가 서 있었다.
 

검은 우비를 입은 사람이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손등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똑. 똑. 똑.
 

그 순간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 사람의 손이 너무 말랐다. 사람 손이라기보다 오래 물에 불었다가 마른 것처럼 창백하고 얇았다.

 

나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받지 않으려 했지만, 화면에 뜬 문자를 보고 손이 얼어붙었다.
 

“문 열지 마세요.
그 사람, 저 아니에요.”

보낸 사람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문자가 이어졌다.

 

“저는 304호에 살던 사람입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답장을 썼다.

 

“당신 누구예요?”

몇 초 뒤 답장이 왔다.
 

“저 사람도 그걸 물어봤어요.
제가 문을 열기 전에요.”

그 순간, 복도에서 노크 소리가 멈췄다.
 

정적.
 

비 소리만 들렸다.
 

나는 다시 렌즈를 들여다보았다.

304호 앞에 서 있던 검은 우비는 사라져 있었다.

 

안도의 숨을 내쉬려는 순간,

내 방문 바로 앞에서 소리가 났다.
 

똑. 똑. 똑.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휴대폰 화면이 다시 켜졌다.

 

“이제 당신 차례예요.”


그리고 문밖에서 아주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있는 거 알아요.”

나는 숨조차 쉬지 못했다.

문 아래 틈으로 빗물이 천천히 스며들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우리 건물 복도에는 비가 들어올 수 없었다.


그 물은 검붉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길고 마른 손가락 하나가 문틈을 더듬기 시작했다.

나는 뒷걸음질 치며 경찰에 전화하려 했지만, 휴대폰은 이미 꺼져 있었다.

방 안 불이 한 번 깜빡였다.

그리고 다시 들려왔다.
 

똑. 똑. 똑.
 

이번에는 문밖이 아니었다.

내 옷장 안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