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 죽으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가 살로 스며들면 비린내가 심해지고 살이 금방 무릅니다. 특히 내장에는 고래회충(아니사키스) 같은 기생충이 있을 수 있는데, 고기가 죽으면 내장에 있던 기생충이 살로 파고들기 때문에 현장에서 내장을 빼버리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감성돔과 광어를 현장에서 손질하는 아주 쉽고 직관적인 방법을 단계별로 알려드릴게요. 칼과 가위, 그리고 다이소 같은 곳에서 파는 칫솔 하나를 챙겨가시면 아주 편합니다.
 

1단계: 피 빼기 (시메)

 

고기가 살아있을 때 피를 빼야 심장이 뛰면서 피가 밖으로 완전히 배출됩니다.
 

  1. 목줄 끊기: 물고기의 아가미 뚜껑을 들치면 붉은 아가미가 보입니다. 아가미와 몸통(심장 부근)이 연결된 얇은 막과 뼈(목덜미 쪽)를 칼이나 가위로 강하게 찔러 끊어줍니다.

  2. 꼬리 치기 (선택): 고기가 크다면 꼬리 자루(꼬리지느러미 바로 앞) 부분을 칼로 뼈가 닿을 때까지 깊게 앞뒤로 흠집을 내줍니다.

  3. 방혈(피 빼기): 이 상태로 고기를 바닷물이 담긴 두레박이나 통에 머리가 아래로 가도록 5분~10분 정도 담가둡니다. 고기가 꿈틀거리면서 피가 뿜어져 나옵니다. 물이 붉게 변하면 피가 잘 빠진 것입니다.
     

2단계: 내장 및 피떡 제거

 

피가 다 빠졌다면 이제 신선도를 꽉 잡을 내장 제거 단계입니다.
 

[감성돔 (일반 생선 형태)]

 
  1. 항문부터 턱밑까지 가르기: 배 아래쪽에 있는 항문에 칼끝이나 가위를 넣고, 턱밑(아가미 아래)까지 일직선으로 배를 가릅니다.

  2. 내장과 아가미 들어내기: 아가미와 내장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가미 위아래 붙은 곳을 가위로 툭툭 끊어준 뒤, 아가미를 잡고 아래로 쓸어내리듯 잡아당기면 내장까지 한 번에 쏙 빠져나옵니다.

  3. 혈선(피떡) 긁어내기: 내장을 빼고 나면 척추 뼈를 따라 붉은 피막(검붉은 피떡)이 길게 붙어 있습니다. 이걸 칼끝으로 살짝 긁어 터뜨린 뒤, 챙겨간 칫솔로 슥슥 문지르면 흐르는 물에 아주 깨끗하게 씻겨 나갑니다. 이 피떡을 안 지우면 비린내가 납니다.
     

[광어 (납작한 생선 형태)]

 
  1. 흰 배 쪽 구멍 찾기: 광어는 대가리 아래쪽, 흰색 배 부분에 내장이 몰려 있습니다. 아가미 뒤쪽 턱밑부터 항문까지 배가 하얀 부분만 칼이나 가위로 살짝 가릅니다.

  2. 내장 빼내기: 가른 틈으로 손가락을 넣어 덩어리진 내장을 잡아당겨 빼냅니다. 광어는 감성돔보다 내장 공간이 작아서 손가락으로 훑어내면 금방 나옵니다.

  3. 아가미 제거 및 세척: 아가미도 가위로 끊어 떼어내고, 척추 뼈 안쪽에 고인 피를 칫솔로 깨끗이 닦아내며 바닷물로 헹굽니다.
     

3단계: 보관 및 이동 (가장 중요)

 

아무리 손질을 잘해도 보관을 못 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주의할 점은 손질한 살에 '민물(수돗물)'이 절대 닿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민물이 닿으면 삼투압 현상 때문에 살이 물을 흡수해 푸석해지고 맛이 완전히 가버립니다.
 

  1. 현장 손질 시 세척은 반드시 깨끗한 바닷물로 하세요.

  2. 세척이 끝난 물고기는 키친타월이나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완벽하게 닦아냅니다.

  3. 물기를 뺀 고기를 비닐봉지(지퍼백)에 넣어 공기가 안 통하게 밀봉합니다.

  4. 아이스박스 바닥에 얼음을 깔고, 그 위에 수건이나 신문지를 한 장 깐 뒤, 비닐에 싼 고기를 올립니다. (고기 살이 얼음에 직접 닿아 얼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가져오시면 집에 도착해서 비늘만 치고 바로 썰어 드셔도 될 정도로 최상의 횟감 상태(시메 및 신선도 유지)가 유지됩니다. 손질할 때는 손을 다치지 않게 꼭 두꺼운 낚시 장갑이나 목장갑을 끼고 작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