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보지 마
퇴근이 늦어진 날이었다. 마지막 버스를 놓친 수진은 지름길이라며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고, 가로등은 몇 개나 꺼져 있었다. 그런데 골목 중간쯤 갔을 때, 누군가 뒤에서 또각또각 같은 속도로 따라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수진이 멈추면 발소리도 멈췄다. 다시 걷기 시작하면 똑같이 따라왔다.
불안한 마음에 수진은 휴대폰 카메라를 켜 뒤를 비춰봤다. 화면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녹화 화면 구석에는 젖은 우산을 든 여자가 희미하게 서 있었다. 수진은 놀라 고개를 돌렸지만, 실제 골목은 텅 비어 있었다.
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모르는 번호로 온 문자였다.
“뒤돌아보지 마.”
수진의 손끝이 떨렸다. 장난이라고 하기엔 타이밍이 너무 이상했다. 그녀는 걸음을 빨리했다. 또각또각. 발소리도 빨라졌다. 숨이 차오를 즈음, 골목 끝 편의점 불빛이 보였다. 거의 뛰다시피 문을 열고 들어간 수진은 직원에게 다급히 말했다
.
“저… 누가 절 따라와요.”
직원은 잠시 말이 없더니, 천천히 CCTV 화면을 돌려 보여줬다. 화면 속엔 비에 젖은 수진 혼자만 골목을 지나고 있었다. 아무도 없었다. 직원은 조용히 말했다.
“손님, 오늘 그 골목 지나오셨죠?”
“네…”
“거기 3년 전에 비 오는 날, 한 여자가 우산 들고 서 있다가 교통사고로 죽었어요. 이상한 건요, 그 뒤로 혼자 그 길 지나온 사람들 중 몇 명이 똑같은 말을 했어요. 뒤에서 누가 따라온다고요.”
수진은 얼어붙은 채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방금 또 문자가 와 있었다.
“이번엔 살았네.”
천천히 고개를 들자 편의점 유리문 밖, 빗속에 젖은 우산을 든 여자가 가만히 서 있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웃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