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청계천은 도심 개발의 세계적 성공 사례다.
하지만, 그게 "도심 심미적"으로 그다지 아름다운 건 아니다. 각종 동물과 인간과의 거리도 그다지 가까운 게 아니다.
그런데 서울 시민들은 청계천을 "세계 유일의, 세계 최고의 도심 하천", "동물과 인간, 관광객이 어울리는 천국, 외국 관광객도 기절하고 찬탄하다가, 이명박 생가에 가서 3보 1배 1시간 동안 하고, 출국하는, 세계적 인공하천"...
뭐 이렇게 너무 깊이 국뽕에 빠져 있다. 국뽕은 사실 나쁘다. 개발 도상국 단계에선 꼭 필요했지만,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국뽕이 아니라, 국까가 절실하다.
2. 런던의 Serpentine Lake 를 보자. (Hyde Park 안에 있음. 지금부터 약 300년 전에 만든 호수. 구불구불한 모습으로 자연미를 최대로 살렸음. 구불구불해서 serpentine (뱀) 호수라고 불림)

우선 호수의 동물군이 청계천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수량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300년간 인간과 친해지면서, 새들이 인간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아예 다가온다. 붙어서 논다.
다음 동영상을 유심히 볼 것. 청계천과 비교해 보자.
3. 청계천이 아쉬운 건, 물의 깊이다. 조금만 더 깊이, 성인의 넓적다리 정도까지는 오는 깊이였다면, 훨씬 다양한 생물군이 번식했을 것 같다. 그런 수량은 지하수를 끌어올려야 한다. 강물과 지하수를 끌어 올린다면 가능했을 것도 같다.
또 천의 양쪽이 너무 콩크리트라서 삭막하다. 애초 장마철에도 물이 닿지 않는 곳은 자연스러운 정원 느낌으로, 빨리 크는 나무를 심었다면, 지금쯤 마치 도심속의 정글 같은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을 것 같다.
4. 서울을 방문했을 때 가장 아쉬웠던 곳은 테헤란로였다.
빌딩 숲으로, 예술의 전당에서 올림픽공원까지, 탄천까지 정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데도, 그걸 "삭막한 콩크리트 덩어리의 무표정한 고인돌" 같은 느낌을 주는 곳으로 만들었음.
최근에서야 비로소, 아! 이거 뭔가 컨셉이 틀렸다는 걸 자각해서, 테헤란로 양옆의 빌딩의 1층, 2층에는 좀더 접근성이 좋은 카페, 식당 등, 관광객과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만시지탄. 왜 처음부터 그런 컨셉을 생각하지 못했던 걸까?
왜 런던 Hyde Park 와 Serpentine 설계자처럼 몇 백년 앞을 내다보지 못한 걸까?
요즘 테헤란로는 "서울"을 상징하는 거리처럼 소문이 퍼지고 있다. 그래서, 수많은 관광객이 테헤란로 근처에 숙박한다.
강남역부터 올림픽 공원까지 죽 걸어갔다가 걸어 오는 걸 "서울 순례길"이라고 한단다.
만약, 테헤란로 빌딩의 1, 2 층 (혹은 3층까지도)을 서울 시민 친화적, 관광객 친화적으로 만든다면,
명동보다 더 붐비게 될 거다. 돈 쓰게 만드는 거리로 명동을 누르고, 테헤란로가 등극할 것이다.
테헤란로는 원래 IT valley 다. 거기에 한류를 컨셉으로 잡으면, 정말 세계적 관광도로가 된다. 관광객들은 서울에서는 차를 렌트하지 않기 때문에 교통체증은 없다. 그냥 전철타고 다닐 거다. 걸어다닐 거다. 명동보다 훨씬 접근성이 좋다.
내가 당장 비즈니스 컨셉을 제기하자면, (그냥 쓰다가 생각난 것)
카페에 화상 공간을 만들고, 여권으로 신분이 인증된 해외 관광객이 즉석에서 화상으로 토종 한국인과 만나 함께 관광을 하는 카페임.
서로 화상과 채팅으로 만나보고 싶으면 즉석에서 기다리면 됨. 아무리 멀어도 2시간이면 천안에서도 올 수 있으므로, 2천만의 자원 풀이 있다. 카페니까 관광객도 2시간 정도는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순수한 관광 안내, 문화 안내, 친구 사귀기, 외국어 연습 (한국어 연습), 오피걸은 화대 뽑기 등, 다양한 군상들이 다양한 만남을 가질 수 있음.
근데 역시 음식이다. 식당이 좋아야 한다.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 초기에는 서울시가 좀 지원해 주는 게 좋다.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박리다매로 영익이 급증한다.
강남역에서 올림픽 공원까지 갔다 오면 하루가 다 날라갈 거다. 맛사지 샵이 성업할 거다. 성형외과들도 청담동, 압구정동에서 테헤란로로 전부 옮겨오면 좋을 거다.
성괴들이 테헤란로를 걸을 거고, 얼굴에 붕대를 둘러 싼, 백골 좀비 같은 여자들이 길을 꽉 메울 거다. 나는 신나게 따귀를 올려치고 다닐 수 있다.
모기 잡듯, 아무나 따귀를 쳐 올려도 성괴의 뺨을 때릴 수 있는...신나는 거리...
세계적 문화의 거리, 한류의 거리, 성괴의 거리..... 컨셉을 똑바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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