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연속기획 넘버링+
한국 SDG 이행현황 보고서 1편
혁신ㆍ경제ㆍ보건 등 OECD 상위
반면 빈곤ㆍ성평등ㆍ기후 등 하위
尹 집권기 상대적 빈곤율 상승
가난한 인구 비율 늘었다는 뜻
2011~2021년 꾸준히 하락하던 상대적 빈곤율이 2022년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후 2년간 상대적 빈곤율은 다시 꺾이지 않은 채 상승세를 이어갔다. 우리나라의 빈곤층이 더 늘어났다는 건데, 공교롭게도 윤석열 정부 기간에 그랬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금은 어떨까. 원인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의 SDG(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현황 2026' 보고서 분석 1편이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OECD 주요국 중 가장 높았다.[사진 | 연합뉴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OECD 주요국 중 가장 높았다.[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시절이던 2024년 우리나라의 상대적 빈곤율이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아홉번째(2022년 37개국 기준)로 높았다. 

이는 3월 30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한국의 SDG(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현황 2026' 보고서에 담긴 내용인데, 상대적 빈곤율이란 '중위소득(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전체 인구를 일렬로 세웠을 때의 중간 지점)의 절반을 버는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예컨대 연간 중위소득이 5000만원이라면 2500만원 미만을 버는 사람(빈곤선)의 비율이다. 

이 보고서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빈곤퇴치·기아종식 등 17개 목표를 제시하고, 그 이행현황을 5개 영역(사람·지구·번영·평화·협력)에서 OECD 주요국과 비교‧점검한 자료집이다. 2021년부터 매년 국문과 영문으로 발간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보고서는 2024년을 기준으로 비교한 것이다.

[※참고: 17개 목표는 ▲빈곤퇴치, ▲기아종식, ▲건강과 웰빙 증진, ▲양질의 교육 보장, ▲성평등 달성, ▲깨끗한 물과 위생 보장, ▲모두를 위한 에너지 보장, ▲경제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사회기반시설 산업화 및 혁신, ▲불평등 감소, ▲지속가능한 도시와 주거지,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기후변화 대응, ▲해양생태계 보존, ▲육상생태계 보호, ▲평화 정의 포용적인 제도, ▲글로벌 파트너십이다. 17개 목표와 5개 영역에 속하는 세부 항목은 굉장히 다양하고, 기준연도와 비교국가 수도 조금씩 다르다.]

■ 혁신 역량 긍정적 평가 = 그럼 보고서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보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혁신 역량과 경제·보건 수준은 OECD 상위권을 유지했다. 5개 영역 전반에서 긍정적인 개선 흐름도 보였다. 

실업률은 2.8%로 프랑스(7.4%)나 영국(4.4%), 미국(4.0%), 독일(3.4%)과 비교해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전반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노동소득 비율은 58.9%로 OECD 평균(55.0%)보다 높았다. 인구 10만명당 살인범죄 피해자는 한국이 0.48명(2023년 기준)으로 일본(0.23명)에 이어 두번째로 낮았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포용하지 않는 사회의 단면들 = 하지만 상대적 빈곤이나 성별 돌봄 부담, 기후·생물다양성 대응 등 사회적 포용과 환경 분야는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지속가능발전의 첫번째 목표인 빈곤 항목이 좋지 않았다. 2024년 처분가능소득 기준 전체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15.3%로 전년(14.9%)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2019년(16.1%)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상대적 빈곤율은 2011년(18.5%)부터 2021년(14.8%)까지 꾸준히 하락세를 유지하다가 2022년(14.9%) 상승세로 전환해 2024년까지 계속 상승했다. 

이런 상대적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코스타리카, 미국, 라트비아, 이스라엘, 칠레, 일본 등에 이어 아홉번째(2022년 37개국 기준)로 높았다. 은퇴 연령(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37.7%로 압도적인 1위였다. 66~75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2011년 43.6%에서 2024년 26.6%로 크게 하락했지만, OECD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얘기다. 

특히 여성 은퇴연령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42.7%에 달했다. 장애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35.4%로 비장애인(14.2%)보다 2.5배 높게 나타났다. 노인과 여성, 장애인의 빈곤 문제를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뜻이다.

■ 성평등 엇갈린 지표 = 성평등 지표도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꼽혔다. '법적 기반과 공적생활 영역'은 90점으로 OECD 상위권(38개국 중 7위)에 속했지만, '고용과 경제적 권리 영역'은 70점으로 최하위권(36위)을 기록했다. 성별 임금 격차도 여전했다. 2024년 여성 임금은 남성 임금의 70.9% 수준이었다. 

특히 '가정 관리와 가족 돌봄'에서 여성은 하루 시간의 11.5%를 사용했다. 남성(4.0%)보다 2.8배 더 많은 시간을 가사노동에 쏟는다는 뜻이다. 1999년(7.0배)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게 완화했지만, 여전히 가사노동(무급노동)이 여성에게 집중돼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가사노동 할애 시간은 여성 외벌이 가구에선 아내(11.1%)가 남편(7.4%)보다 1.5배 높았다.[※참고: 맞벌이 가구에서도 아내의 가사노동 할애시간이 남편보다 2.9배 길었다.] 

보편적 건강보장 지수는 89점(2021년 기준)으로 OECD 39개국 평균(83점)보다 높고, 캐나다에 이어 2위였다. 2023년 기준 보건의료 인력(의사·한의사·치과의사·간호사·약사)도 1000명당 9.3명으로 2011년(5.5명)과 비교해 3.7명 늘었다. 하지만 OECD 평균(14.4명)에는 못 미쳤다. 1000명당 의사(한의사 포함)는 2.7명, 간호사는 5.2명으로 OECD 평균(의사 3.9명, 간호사 8.8명)을 크게 밑돌았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환경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하천과 호수, 지하수를 통틀어 '좋은 수질'을 달성한 수계의 비율이 93.6%(2023년 기준)로 노르웨이에 이어 OECD 2위를 기록했다. 온실가스배출량도 7억720만톤(t·이산화탄소 환산 기준)으로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1인당 온실가스배출량(2022년 기준)은 호주와 미국, 캐나다 등에 이어 다섯번째로 많았다. 2021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9.2%·수력 제외)은 OECD 국가 중 세번째로 낮았다. 2022년 기준 최종에너지 소비 중 재생에너지 비율은 4.1%로 2022년 기준 OECD 최저치였다. 그렇다면 이런 통계적 수치가 나온 배경과 이유는 뭘까. 2편에서 상대적 빈곤율을 중심으로 그 원인을 탐색해보자.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