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기업이 세계시장 70% 장악
CATL, 작년 이익 16조원 넘어

 

현대자동차그룹이 삼원계 미드니켈 배터리를 적용한 전기자동차(EV) 양산을 추진하고 나선 이유는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의 시장 장악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CATL, 비야디(BYD) 등 중국 기업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맞서 가성비를 갖춘 중저가형 배터리를 단 전기차로 반격하겠다는 게 현대차의 구상이다.
 

31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전 세계 EV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15.4%로 집계됐다. 직전 해보다 3.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CATL, BYD, CALB, 고션, EVE 등 중국 배터리산업을 대표하는 상위 5개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68%에 육박했다.
 

작년 EV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39.2%를 기록한 CATL이 같은 해 거둬들인 순이익은 722억위안(약 16조150억원)이었다. CATL은 중국 지리홀딩스 산하 프리미엄 EV 브랜드인 지커는 물론이고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에도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장악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약진에는 생산 단가가 저렴한 보급형 LFP 배터리 공급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작년 세계 EV 시장에서 LFP 계열 양극재 적재량은 1633kt으로, 전년보다 56.2% 급증했다. 보조금 지급과 세제 혜택 부여 등 중국 정부의 배터리산업 육성 정책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정부가 중국산 LFP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 장벽을 강화하고 세제상 불이익을 주는 등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재편에 나선 상황을 적극적으로 파고들 방침이다. 북미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한편 미드니켈 제품을 현대차에 공급해 중국 배터리 중심의 EV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