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무당한테 따먹힌 썰 (스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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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고 나서 벌써 10년이 흘렀다. 나도 이제 서른을 앞두고 취업이니 뭐니 치이며 살다 보니 그 시절의 기괴했던 경험도 점차 흐릿해지더라. 가끔 몸이 으슬으슬하거나 이유 없이 기운이 빠지는 날이면 그 무당년의 앙칼진 목소리가 귓가를 스치긴 했지만, 그냥 기분 탓이겠거니 하고 넘겼다. "3년은 잃었어"라던 그 말이 저주인지 축복인지도 모른 채, 그렇게 적당히 연애하고 적당히 이별하며 살았다. 그러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서른이 되기 직전, 직장 때려치우고 다시 그 대학가 근처를 찾게 됐다.

번화가는 몰라보게 변했더라. 자주 가던 호프집은 프랜차이즈 카페가 됐고 노래방 자리엔 스터디 카페가 들어섰는데, 신기하게도 그 쥐좆만한 틈새에 박혀있던 허름한 문은 그대로였다. 저녁 7시 정각, 떨리는 손으로 그 문을 밀고 들어갔다. 짧은 복도를 지나 나타난 방은 예전보다 훨씬 깔끔해졌지만, 공기 중엔 여전히 사람 넋을 놓게 만드는 묘한 향 냄새가 섞여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10년 전보다 더 차분해진, 하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포스를 풍기는 그 여자가 앉아 있었다.

고개도 안 들고 찻잔만 비우더니 입을 떼는데 소름이 쫙 돋더라. "왔네. 3년 깎아 먹은 놈." 10년 전 꽃무늬 원피스 입고 수줍게 웃던 모습이랑 나를 잡아먹을 듯 몰아붙이던 마녀 같은 모습이 교차하면서 나도 모르게 무릎부터 꿇었다. 아직 여기 계셨냐고 겨우 물으니, 갈 데가 어디 있겠냐며 신령님이 네 놈 기운을 워낙 맛있게 드셔서 다른 놈들 건 싱거워서 못 받겠다더라며 피식 웃었다. 100만 원 채워 넣은 봉투를 복채라고 내밀었더니 돈독 올랐냐며 밀어내고는 내 손을 덥석 잡는데, 손이 너무 차가웠다. 마치 온기를 어디론가 다 빼앗기고 있는 사람처럼 말이다.

"너, 그동안 내 말 들었냐? 콘돔 꼭 쓰라고 한 거." 거의 그랬다고 대답하니까 이 미친놈이 하면서 내 멱살을 확 잡아당기더라. 네 수명 3년이랑 바꾼 게 네 씨물인데 그걸 함부로 흘리고 다니면 내가 뭐가 되냐며 쏘아붙이는데,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는 게 광기가 아니라 뭔가 슬픈 기색이었다. 이제 신 내림 끝물이라 신령님이 떠나려고 하신다며, 갈 때 가더라도 네 놈한테 빌려준 '양기'는 다시 찾아가시겠단다. 그러더니 예전처럼 내 뒤통수를 잡아채며 바닥으로 눌렀다. 10년 전의 공포가 되살아나서 몸이 굳었는데 이번엔 섹스가 아니었다.

그녀는 옷도 안 벗고 내 상의만 걷어올리더니 가슴팍에 기묘한 부적을 붙였다. 차가운 종이가 살에 닿자마자 10년 전 단전을 얻어맞았을 때처럼 자지가 무섭게 팽창했다. 의지와 상관없이 무슨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빳빳하게 서는데, 그녀가 미리 준비해둔 빨간 소주 한 병을 통째로 들이켜더니 내 입술에 거칠게 입을 맞췄다. 소주의 쓴맛이랑 그녀의 타액이 섞여 들어오는데 정신이 혼미해졌다. 밤새도록 그녀는 내 몸 구석구석을 핥고 쓰다듬으며 무언가를 계속 외웠다. 10년 전엔 내가 울부짖었다면 이번엔 그녀가 낮게 신음하며 흐느끼고 있었다.

새벽녘쯤 됐을까, 자지 끝에서 투명한 액이 울컥 쏟아졌을 때 그녀는 그걸 소중하게 손바닥에 받아 제 배꼽 위에 문질렀다. 그러더니 이제 됐다며, 넌 이제 평범한 사람으로 살 수 있고 신령님이 인연줄을 놔주셨다고 작게 속삭였다. 그 순간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수척해지는데 10년의 세월을 한꺼번에 정통으로 맞은 것 같아 경악하며 그녀를 붙잡았다. "바보 같은 놈. 내가 네 3년을 뺏은 게 아니라, 내 10년을 네 자지에 묶어뒀던 거야. 그래야 네가 안 죽고 살 수 있었으니까."

정신 차려보니 이미 해가 중천이었다. 알몸으로 수건 한 장 덮고 누워있는데 방 안엔 아무도 없었다. 옷 챙겨 입고 나오려니까 문 앞에 낡은 쪽지 하나가 있더라. 영수증은 서랍에 넣어뒀으니 콘돔은 이제 네 여자친구랑만 쓰고, 넌 이제 말로 망할 팔자 아니니까 예쁘게 말하며 살라는 내용이었다. 서랍을 열어보니 10년 전 내가 냈던 편의점 영수증들이랑 어제 내가 가져온 돈 봉투가 그대로 있었다. 봉투 겉면에는 '결혼 자금'이라고 투박하게 적혀 있었다.

밖으로 나와서 뒤를 돌아보니까 분명 방금까지 내가 있던 그 좁은 무당집 문이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벽 사이의 아주 가느다란 실금으로만 남아 있었다. 나는 한참을 그 앞에 서 있었다. 내 자지는 이제 예전처럼 무겁지도 뜨겁지도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가볍고 건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생각해보니 10년 만에 만나서 이름 한번 못 물어봤더라. 하지만 상관없었다. 내 몸 어딘가에 그녀가 남긴 10년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걸 이젠 확실히 느낄 수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