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유럽연합(EU) 시장에서 일본 토요타그룹을 제치고 비유럽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그룹은 확산하는 유럽 내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 현지 생산을 본격화하고, EU가 검토 중인 소형 전기차 규제 완화 제도 'M1E'의 구체적 기준을 예의주시하며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0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EU 시장 전체 판매량 1046만8878대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80만8350대를 판매해 점유율 7.7%를 기록했다. 이는 폭스바겐그룹(28.6%), 스텔란티스그룹(15.9%), 르노그룹(11.8%) 등 현지 업체에 이은 전체 4위에 해당한다. 특히 강력한 경쟁사 토요타그룹(79만8819대, 7.6%)를 약 1만대 차이로 역전하며 비유럽계 1위 자리를 차지, 입지를 공고히 했다.
다만 이 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유럽 내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짙어지며 불확실성은 커지는 분위기다. EU가 현지 수요가 늘고 있는 전기차를 대상으로 '역내 생산 및 부품 조달 비율 70% 이상'을 보조금 지급 요건으로 추진하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은 소형 전기차 현지 생산 확대로 높아지는 무역 장벽을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좁은 도로 폭과 부족한 주차 공간으로 소형차 선호도가 높은 유럽 시장 특성에 맞춰, 생산 거점을 현지에 구축해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올해 말부터 튀르키예 공장에서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3'를 생산한다. 이를 위해 2억5000만유로를 투입, 전기차 전용 바닥 설계 및 고전압 배터리 통합 시스템 등 전동화 공정을 구축했으며 향후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이다. 기아 역시 슬로바키아 공장을 소형 전기차 'EV2' 생산 기지로 활용한다. 이달 스탠다드 모델 양산을 시작으로 6월 롱레인지·GT라인 생산에 돌입, 대중화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러한 현지 생산 전략은 EU가 도입을 검토 중인 신규 소형 전기차 등급 M1E와 맞물려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일본의 경차 제도를 참고한 M1E는 전장 4.2미터(m) 이하 전기차를 대상으로 안전 기준 및 필수 장비 탑재 의무를 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관련, 자비에르 마르티네 현대차 유럽법인장은 "M1E 신설은 저렴한 소형 전기차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흥미로운 방법"이라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하며 차량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어떤 규제를 완화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현재 유럽에서 호평받고 있는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가 이미 기술과 가격 면에서 고객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고 경영진 역시 소형 전기차 중심 EU 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2027년까지 5종의 신차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며, 이중 3종은 소형차로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 고객에게 최상의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시장 변화에 민첩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