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과열 판단 척도 ‘버핏지수’
작년 4월 100% 밑돌다 치솟아
197%까지 오르며 대폭락 우려
증권가선 “AI 뒷받침, 거품 아냐”

코스피가 5500선을 넘어서는 등 연일 축포를 터뜨리고 있지만, 이 와중에 증시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버핏지수’는 무려 200%에 근접한 것으로 13일 나타났다. 이달 초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코스피에 대해 ‘버블과 유사하다’는 진단을 내놓은 상황이라, 거품이 빠르게 꺼질 경우 실물경제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한국거래소·한국은행 등 관계기관 자료를 종합하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 합산) 시가총액 비율은 지난 12일 기준 197.42%로 나타났다. 버핏지수로 불리는 명목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증시 과열 여부를 파악하는 대표적 지표의 하나로 일반적으로 100%를 초과할 경우 고평가로 본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001년 인터뷰에서 “시장 가치평가 수준을 파악하는 데 가장 좋은 단일 지표”라고 소개하며 유명해졌다.
코로나19에 따른 유동성 확대와 ‘동학개미운동’으로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였던 2021년 버핏지수는 130%대까지 올랐다. 버핏지수는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100%를 밑돌았지만, 하반기 들어 저성장과 증시 호황의 영향으로 빠르게 치솟으며 190%를 넘어섰다. 버핏지수 하나만으로 버블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거시·금융 측면에서 불리한 여건이 조성될 경우 과열된 증시가 급속히 식으면서 경제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BofA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버블 위험 지표(BRI)를 근거로 “금·은·코스피·원자재 관련주 등이 거품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증권가에선 최근의 증시 호황은 닷컴 버블 당시와 달리 인공지능(AI) 분야의 견조한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어 거품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 국내 증시가 연일 불장을 이어가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도 233조 원에 육박했다. 코스콤체크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의 순자산 총액은 12일 기준 233조62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9일 200조 원을 돌파한 이후 18거래일 만에 순자산이 33조3834억 원 늘어났다.
이 기간 ETF 순자산 확대에 가장 크게 기여한 종목은 단연 증시 지수 추종 상품이었다. ‘KODEX 코스닥150’에 4조9371억 원이 순유입됐고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2조702억 원), ‘TIGER 코스닥150’(1조5938억 원)에도 돈이 몰렸다. 반도체 테마에도 자금이 유입됐다. ‘TIGER 반도체TOP10’으로 1조3645억 원, ‘KODEX 반도체’도 5644억 원 순유입되면서 상위권에 포함됐다.
설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코스피는 ‘명절 전 약세’ 속설을 입증하듯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16%(8.56포인트) 내린 5513.71로 출발해 오전 10시 현재 5483.67을 나타내고 있다.
조재연 기자, 박정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