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점에서 기존 도시재생을 ‘돈 낭비’라고 느끼는 감정은 단순한 분노가 아니다. 그것은 구조를 건드리지 않은 채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방식에 대한 직관적 거부감이다. 그러나 해결책은 폐기가 아니라 전환이다. 지금까지 도시재생에 투입된 예산은 실패의 기록이자, 동시에 가장 강력한 데이터 자산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예산을 회계적으로 회수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회수하는 것이다. 어디에 얼마가 들어갔고, 무엇이 바뀌었으며, 무엇이 바뀌지 않았는지를 구조 지표로 다시 정리해야 한다. 평균 도로 폭은 변했는가, 블록 크기는 달라졌는가, 필지 통합은 일어났는가, 1층의 공공성은 강화되었는가. 그리고 3년, 5년, 10년 후에 인구, 공실률, 유지비는 어떻게 변했는가. 이 데이터베이스는 기존 도시재생 모델을 감정이 아니라 숫자로 뒤집는 도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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