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家에 삼국사기까지 인용... 화제가 된 김건희 1심 판결




 

유죄 선고하며 '형무등급'... 법가 사상으로 "법 적용에 차별 없다"는 뜻
삼국사기의 '검이불루 화이불치' 표현 등장... 金에 "사치품 치장 급급"
'In Dubio Pro Reo' 라틴어 문구도... "의심스러울 땐 피고인 이익" 원칙




 

이민준 기자
조선읿모 2026.01.28.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가 김건희 여사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일부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면서, ‘형무등급 추물이불량(刑無等級 趣物而不兩)’이라는 표현을 써 그 뜻에 관심이 쏠린다.









우인성 부장판사./뉴스1


우인성 부장판사./뉴스1




우인성 재판장은 이날 본격적인 선고에 앞서 “옛말에 형무등급(刑無等級),
그리고 추물이불량(趣物而不兩)이라는 말이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법의 적용에는 그 적용을 받는 사람이 권력자이든, 아니면 권력을 잃은 자이든 예외나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형무등급은 ‘법을 적용하는 데 있어 지위·신분의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뜻으로, 중국 진나라 재상 상앙(商鞅)이 강조한 원칙으로 알려져 있다.
춘추전국시대의 주요 유파인 법가(法家)가 강조한 추물이불량은 ‘사물을 대할 때 둘로 나누어 차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 재판장은 곧이어 ‘In Dubio Pro Reo’라는 라틴어 문구도 인용했다.
이 문구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을 뜻한다. 피고인이 권력자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법은
언제나 공정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어 우 재판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여론조사’ 결과 무상 수수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주가 조작 혐의는 김 여사가 시세 조종 세력과 공모했다고 볼 근거가 없고, 2010년 10월~2011년 3월 사이 범행은 이미
공소시효 10년이 지났다고 봤다. 명태균씨가 연루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김 여사가 명씨에게 여론조사 수행을 지시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 여사가 2022년 7월 ‘건진 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에서 1271만원짜리 샤넬백과 6220만원짜리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수수한 혐의에 대해선 “전씨를 통해 통일교의 청탁을 전달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알선수재 혐의를 유죄로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면서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이 남긴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를 인용했다.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김 여사는 대통령 영부인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었는데도
고가의 사치품을 뿌리치지 못하고 자신의 치장에 급급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를 향해 “솔선수범을 보이지 못할 망정 반면교사가 되서는 아니 될 일”이라고 했고, 김 여사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김 여사는 이날 판결 선고 후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의 엄중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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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준 기자

이민준 기자

2022년 입사한 뒤 서울중앙지검·법무부·공수처·김건희 특검팀을 거쳐 법원을 출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