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적으로 난 아직 내가 27살 정도라고 믿어지는데. 갑자기 나는 31살이 되어잇다

다름 아니고 오늘 꾼 꿈에서, 내가 거울을 들여다봣는데 내 얼굴이 흉측하게 늙어버린, 주름 자글자글한 40대 여느 아재 같은 모습이 되어잇엇다

소름돋아서 꿈이길 바랏다. 다행히 이번엔 꿈이엿다.. 

그치만 언제가는 현실이 되는 날이 오겟지. 왜냐면 정확히 군대 가기 전 20살 시절 점심 먹고 낮잠을 자다가 꾼 꿈에서

그 꿈에서 나는 갑자기 30살이 되어잇엇다. 그 시절 나는 너무 무서워서 제발 꿈이길 바랏다.. 다행히 그때는 꿈이엿다

근데 지금 현재의 나는 정말로 30살이 되어잇다. 그렇다고 그때처럼 엄청나게 두렵지 않고 점점 무감각해진다 

모든 슬픔도 모든 기쁨도 모든 재미도 모든 비참함도 무감각해져간다 

학창시절, 우유빛 흰 피부에 싱그럽고 청량햇던, 내가 짝사랑 햇던 그 여자아이는 머릿 속에서 상상만 해도

모든 힘듦이 삭 가시고 다시금 의욕을 불살라 다시금 전진하게 되고, 더 열심히 살게 하고, 정욕을 불태우고, 그 여자에게 잘 보이고싶고

얼마 되지도 않는 가능성이지만 내가 이보다 더 발전하면 그 아이가 나를 받아줄지 모른다는 허무맹랑한 스토리를 상상하면서 그 가느다란 실 같은 가능성 하나만 보고도 계속 진보할 수 잇엇는데 

30대가 지나.. 오래간만에 그 아이의 인스타를 들어가 그 얼굴을 다시 보게 되엇을 때엿다

마치 꽃이 시들은듯 머릿결의 윤기는 모두 사라지고 광대는 부각 되고 얼굴도 노르끼리 해지고.. 생기라는 것 자체가, 싱그러움 자체가 훅 사라져버린 몰골이 되어잇엇다. 그럼과 동시에 그 아이가 찍은 사진들은 하나같이 남자에게 구애하기라도 하듯이 자신의 손가락에 반지가 껴지지 않은, 솔로임을 티 내듯한 그런 처절한 구도들 뿐 

차라리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잇기를 바라는 게 나을 정도엿다

30대가 되니 모든 것은 유한하다는 걸 뼈저리게 실감한다. 그리고 정신 차리고보니 내게는 아직 온전한 상태일 수 잇는 시간이 15년정도 남아잇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거울을 볼 때마다 점점 내 얼굴이 친가댁 어르신들의 얼굴을 닮아가는 것이 느껴진다. 이래서 조상대대로 수컷의 성을 따르는구나라 생각 들엇다

통상 아들은 모계 유전이라 말들 하지만 그건 유아기, 성장기일 때나 모계 쪽을 닮아보이지 30대가 넘어가 중장년으로 갈수록 부친 쪽 유전형질이 발현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