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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경소리로 새벽을 여는 아이들”
담양 용화사 동자승들의 아침
이정화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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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5.02  08: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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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불을 끝낸 동자승들

남산리 용화사에는 초등학교 4년생부터 고등학교 2년생까지 14명의 동자승들이 수진스님의 훈육을 통해 밝고 명랑하게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서로에게 동생이 되어주기도 하고 형이 되어주기도 하면서 때로는 다정한 친구도 된다.

가장 먼저 하루를 여는 동자승들

모든 만물이 생동한다는 신록의 5월을 하루 앞 둔 4월의 끝 날, 용화사의 동자승들은 새벽 4시부터 하루를 맞았다.

도심에는 가로등만이 어둠을 밝히고 서있고 사방은 온통 칠흑같은 어둠으로 뒤덮혀 있는 시간에 오직 달빛과 용화사의 전깃불만 주변을 밝혔다.

눈을 비비며 일어난 용화사의 동자승들은 가사장삼의 의복을 차려입고 대법당으로 들었다.

졸리고 피곤할 텐데도 얼굴표정은 조용하고 옷매무시는 정갈했으며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아직 어린데도 장난기 있는 얼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새벽 4시부터 시작한 예불은 5시까지 계속되었고 공양시간 전에야 끝이 났다.

동자승들은 예불을 하는 동안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향수예례(부처에게 차를 올리는 의식)와 함께 스스로를 경계하며 삶의 지혜를 배운다는 ‘자경문’을 독송했다.

동자승 14명이 함께 독송하는 모습은 절이 아니라 서당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동자승들과 함께 예불을 하던 안산에서 왔다는 한 신도는 “수진스님께서 동자승들을 워낙 잘 보살펴서 동자승들이 구김살이 없고 천진스럽다”며 “매일 불경을 독송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해 보이고 공부도 잘한다”고 기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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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피리를 불고 있는 동자승들

동자승들을 부르는 법명의 유래와 다양한 재주

14명의 동자승들 법명은 용화사 주지인 수진스님이 지었다. 서울에서 왔다고 해서 ‘선서’, 광주 용두동에서 와서 ‘선두’, 광주 지산동에서 와서 ‘선산’, 경상도에서 왔다 해서 ‘선경’, 경북 칠곡에서 온 쌍둥이는 ‘일광’,‘월광’ 등의 법명으로 불려진다.

담양중 2학년에 다니는 ‘선재’로 불리는 동자승은 하키선수로도 유명하다. 전국 소년체전에서 우수상 수상을 하기도 했다.

또 담양중 3학년에 다니는 법명이 ‘선행’인 동자승은 “평평한 물건만 있으면 뭐든지 검지 손가락으로 돌리고 본다”고 재밌어하며 수진스님이 귀띔했다.

‘자식이 여럿이면 재주도 각각’이라고 한 것처럼 용화사 동자승들은 다양한 재주를 가졌다.

일주일에 한 시간 배우는 전통 악기인 피리와 태평소, 바라 등을 손쉽게 다뤄 실력을 인정받은 지 오래, 담양대나무축제를 비롯해 서울과 제주에서 까지 공연섭외가 들어올 정도다.

우리나라 동요와 ‘아리랑’ 같은 민요, 중국가요인 ‘티엔미미’ 까지 전통 피리와 태평소로 흥이 절로 돋게 연주를 했다.

주지 수진스님의 생활철학

“사람은 누구나 똑같이 먹고 똑같이 행복해져야 한다. 고귀한 사람도 천한 사람도 없다”고 밝힌 수진스님은 “마음의 평화를 누리는 것이 최고의 善이고 생활의 기본이다”는 철학을 동자승들과 더불어 몸소 실천해 보였다.

의·식·주에 있어서도 동자승들과 같이 먹고, 같이 입었다. 동자승들에게 수진스님은 어버이이자 스승이고 동자승들의 등불같은 길라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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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스님을 비롯한 동자승들의 공양 모습


관심과 사랑으로 커가는 동자승들

수진스님은 “많이 가졌던 적게 가졌던 동자승들을 대하는 신도들의 마음이 한결같아 더없이 흐뭇하다”며 “동자들에게 필요한 생필품들을 아낌없이 내놓고 있어 동자들이 밝고 꾸밈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동자승들은 한 신도의 배려로 어린이날에 어린이대공원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낼 것이라고 기뻐하며 “형도 있고 동생도 있고 친구도 있는 용화사가 정말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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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소를 불고 있는 선철·선경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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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하고 있는 동자승들

집에서보다 더 큰 사랑으로 크는 동자승들

한편 ‘부모가 정성으로 자식을 키워도 맘대로 안되는 게 자식’ 이라며 일각에서는 용화사 동자승들을 시설아동들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보기도 하는 등 인성형성의 중요한 시기에 부모들과 떨어져 있는 것을 염려하기도 하고 성격의 유연성과 개성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걱정을 내보이는 것과 관련, 신도들은 ‘기우’라고 꼬집어 말한다.

용화사를 찾은 신도들이 동자승들에게 쏟는 관심과 사랑, 그리고 동자승들의 하루 일과를 들여다보면 누구라도 흐뭇함을 감추지 못할 것이라고 용화사를 찾은 신도들은 입을 모았다.
/이정화 記者


이정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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