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GPU 기업 모어스레드, 증시 상장 '대박'
핵심 기술 돌파·제품 업그레이드·자본시장 지원 '선순환 구조'
캠브리콘·쿤룬칩 등 中 하이테크 기업에 자본시장의 '러브콜'
中 국산 컴퓨팅파워 등 핵심 산업, 자주·자립 추진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 모어스레드(摩爾線程)가 지난 5일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스타마켓)에 상장한 이후 주가가 폭등했다. 모어스레드의 시초가는 주당 650위안(약 14만원)으로, 공모가 114.28위안 대비 468.78% 급등했다. 12일 기준 시가총액은 3조8300억 위안(약 803조 원)을 기록했다.
이번 상장 성공은 2024년 이후 커촹반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기록한 데다, 베이징 하이뎬구에 본사를 둔 중국 국산 GPU 기업이 처음으로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대만 연합보는 15일 전했다. 이는 중국이 고급 GPU 칩이라는 핵심 분야에서 ▲핵심 기술의 자립적 돌파 ▲제품 체계의 지속적 업그레이드 ▲자본시장의 효율적 지원으로 이어지는 산업의 독자적 '폐쇄형 생태계' 구조를 구축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연합보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AI)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컴퓨팅파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플랫폼의 개인화 추천부터 자율주행차의 도로·보행자에 대한 실시간 인식과 의사결정까지, GPU가 제공하는 저변의 컴퓨팅파워 없이는 구현이 어렵다. 그러나 중국의 범용 GPU 분야에는 뚜렷한 공백이 존재해, 과거에는 많은 기업과 기관이 해외 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0년 중국 반도체 산업 전반에 '자립·자강' 기조가 강화되자, GPU 분야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 장젠중(張建中)은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그는 엔비디아 중국법인 대표라는 높은 직위를 내려놓고, '제로(0)'에서 출발해 중국 국산 범용·전(全)기능 GPU 기업을 창업했다.
국제 GPU 기술 노선이 갈라지는 분기점에서 모어스레드는 가장 어려운 길인 범용·전기능 GPU 노선, 즉 한 개의 칩으로 여러 기능을 구현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MUSA 통합 시스템 아키텍처라는 핵심 기반을 자체 개발했고, 그 결과 설립 1년 만에 첫 전기능 GPU를 개발, 창업 5년 만에 5종의 칩을 양산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단일 칩에서 AI 연산 가속, 그래픽 렌더링, 초고화질 영상 인코딩·디코딩을 동시에 지원하는 기술적 돌파를 가장 먼저 실현해, 중국의 고급 GPU 칩 자립화 과정에서 핵심 기술의 기준점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합보에 따르면 자본시장의 '러브콜'을 받는 중국 컴퓨팅파워 기업은 모어스레드만이 아니다. 2020년 커촹반에 상장한 캠브리콘(寒武紀)은 커촹반 최초의 AI 칩 상장사로,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또한 바이두에서 분사한 쿤룬칩(昆崙芯)은 AI 맞춤형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향후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하드테크(심층기술)' 기업들이 잇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혁신을 이어가면서, 국산 컴퓨팅파워를 포함한 핵심 산업 전반이 자주적·자립적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