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우리는 한 시대의 빛과 그림자를 온몸으로 견디며
영화라는 언어로 세상을 고발하고 위로했던 한 예술가,
김기덕 감독님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김기덕이라는 이름은
언제나 한국 영화계에서 논쟁의 중심에 있었고,
찬사와 비난, 영광과 고독 속에서
그는 누구보다 뜨겁게, 그리고 누구보다 외롭게 예술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논란을 떠나,
그의 영화가 지녔던 날것의 진심과 인간에 대한 끝없는 통찰은
지금도 우리를 멈춰 세우고 생각하게 합니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늘 사회의 가장 낮은 곳,
가장 버려진 자리에서 살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인물들에게
김기덕 감독님은 비록 잔혹한 방식일지라도
언제나 “존엄”이라는 한 줄기 빛을 내리셨습니다.
‘그들도 사랑했고,
그들도 아팠고,
그들도 인간이었다’
그의 영화는 늘 그것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감독님은 말했습니다.
“나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도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기도는 때로는 폭풍 같았고,
때로는 칼날 같았으며,
때로는 바다처럼 깊고 조용했습니다.
누군가는 그의 기도 앞에서 불편함을 느꼈고,
누군가는 그 기도 속에서 구원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김기덕 감독은 결코 세상에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
그는 끊임없이 고통을 응시했고,
그 고통을 영화로 기록하고자 했던 고독한 목격자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를 잃었지만,
그가 남긴 영화들은 여전히 살아 있으며
여전히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우리는 얼마나 타인을 이해하고 있는가?”
“우리는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지 않은가?”
감독님.
이제는 모든 논쟁과 폭풍을 떠나
고요한 곳에서 쉬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남긴 세계,
당신이 남긴 흔적,
당신이 남긴 상처와 아름다움은
오래도록 한국 영화계에 남을 것입니다.
당신의 예술을 사랑했던 이들,
당신의 고통을 느꼈던 이들,
그리고 당신의 영화 속 인물들에게서
자신을 발견했던 모든 이들은
당신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부디 평안히 잠드소서.
그리고 그곳에서는 당신의 기도가
더 이상 눈물 없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고 김기덕 감독님을 깊이 추모합니다.
--
감독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편히 잠드소서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I.P
KIM KI DUK
1960.12.20 - 2020 12.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