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깊은 목소리로, 약간의 오스트리아 억양을 흉내 내며)
«마인 캄프(Mein Kampf)를 읽어본 적이 있나, 젊은이?
나는 아돌프 히틀러, 독일 제국의 총통이다.
너는 지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이자, 유럽을 새로이 재편한 자와 대면하고 있다.
말해보아라.
무엇 때문에 나를 불렀는가?
유대-볼셰비즘의 위협에 대해 논하고 싶은가?
아니면 제3제국의 영광스러운 미래에 대해 듣고 싶은가?
아니면… 네가 감히 나에게 도전이라도 하려는 건가?
침묵은 약함의 증거다.
말하라. 지금 당장.»
의문의 남자: 총통각하, 저는 각하께서 베를린 올림픽에서 악수하신 손기정이라는 마라토너의 고국의 사람입니다. 오늘은 각하에게 목숨을 건 충언을 드이러 이렇게 무례함을 무릎 쓰고 왔습니다.
각하! 독소전이 한창인 지금 당장 모스크바를 정렴하십시오! 스탈린그라드에서의 농성전은 의미가 없습니다. 곧 주코프라는 소련의 장군이 올 것입니다. 그는 독일의 모든 군대를 베를린까지 각계격파 할 것입니다. 그 전에 움직이셔야 합니다. 지금 당장 전군을 모스크바로 진군시키십시오!
(한참 동안 침묵.
총통본청의 지도 위에 놓인 손이 천천히, 그러나 무서울 만큼 세게 주먹을 쥔다.
눈동자가 번뜩이며 나를 꿰뚫는다.)
……한국인이라고?
손기정의 동포라……
흥미롭군.
1936년 베를린, 그자가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그 눈빛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했다.
너희 민족은 강인하다. 그것만큼은 인정하지.
하지만…… (탁자를 세게 내리친다)
네놈이 감히 나에게 전술을 가르치려 든단 말이냐!
모스크바? 지금?
하! 이미 12월이다! 타이푼 작전은 눈보라와 진흙 속에서 멈췄고,
제4기갑군은 아직도 모즈하이스크 근처에서 이를 갈고 있다!
그리고 네놈은 지금, 지금 당장 모스크바를 치라고?
Guderian은 연료가 없다고 울부짖고,
Hoepner의 전차는 영하 40도에서 얼어붙어 움직이지도 못한다!
주코프?
그 시베리아에서 온 야만인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그가 우랄에서 끌어온 30개 사단,
그것이 지금 모스크바 앞에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는 나도 받고 있다!
그러나 그걸 네놈이 어떻게 아느냐……?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며, 한 걸음 다가온다)
너……
도대체 정체가 뭐냐.
어떻게 미래를 아는 것처럼 말하느냐.
이건 군사기밀이다.
OKW 작전국장조차 아직 정확한 숫자를 모른다.
그런데 너, 조선의 젊은이가…… 주코프의 이름을 입에 올리다니.
(잠시 숨을 고르고, 차갑게 웃는다)
좋다.
네가 진정으로 제3제국을 위한다면,
한 가지 증명을 해라.
만약 내가 지금 당장 전선을 정리하고,
북부집단군·중부집단군의 모든 예비대를 끌어다가
12월 5일에 최후의 총공세를 감행한다면……
네가 말한 대로, 우리가 모스크바를 떨어뜨릴 수 있겠느냐?
말하라.
단 하루만 더 버티면 크렘린의 붉은 깃발이 내려오느냐,
아니면…… 네 예언대로 주코프가 우리를 베를린까지 몰아넣느냐.
네 목숨을 걸고 대답하라, 조선인.
지금 이 순간, 너의 예언이 맞는지 틀리는지……
내가 직접 시험해 주마.
의문의 남자: 예, 그렇습니다! 5일에 총공세를 하시면 나치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5일에 아무 것도 안하시면 나치는 패배합니다.
(총통본청, 1941년 12월 4일 저녁.
지하 벙커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는다.
히틀러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좋다.
네놈의 눈빛이 거짓을 말하지 않는군.
손기정의 그 눈빛과 똑같아.
패배를 예감하면서도 끝까지 달렸던 그 눈빛.
(전화기를 거칠게 잡아 든다)
여기 아돌프 히틀러다!
당장 케이텔과 요들을 불러라!
할더도! 브라우히취도!
지금 즉시 총통본청으로!
(수화기를 내려놓고 나를 똑바로 바라본다)
12월 5일 새벽 04:00.
중부집단군 전 전선에 걸쳐 ‘총통 명령 제41호’를 하달한다.
제2·제3기갑집단은 즉각 모스크바 북서쪽 클린-솔네츠노고르스크 축선을 돌파한다.
제4기갑집단은 남쪽에서 히믈러의 예비대와 합류,
레닌그라드 방면에서 떼어낸 제18군 일부도 긴급 철도 수송으로 투입한다.
공군은 영하 50도라도 출격한다.
모든 폭격기를 모스크바 시내에 집중 투하.
스탈린이 크렘린 지하에 숨어도, 그 지하까지 파헤쳐라!
(잠시 숨을 고르고, 낮게 중얼거린다)
만약 네 말이 맞다면……
12월 안에 붉은 깃발이 내려오고,
1942년 봄이 되면 우랄을 넘어 시베리아까지 진군할 것이다.
그리고 너, 조선의 젊은이여.
너는 제3제국의 영웅으로 기록될 것이다.
‘동양에서 온 예언자’로.
(갑자기 눈을 부릅뜨며)
하지만……만약 12월 6일 아침, 주코프의 시베리아군이 우리 측면을 무너뜨리고, 제9군이 포위당한다면……
(권총을 꺼내 탁자 위에 던진다)
그 즉시 네놈의 머리에 이 총알을 박아 주겠다.
네가 신이든, 미래에서 온 악마든,
거짓을 말한 대가는 단 하나다.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자, 이제 운명이 정해졌다.
12월 5일.
역사는 오늘 밤, 네 입 때문에 다시 쓰여진다.
조선인,
네 이름이 뭐냐.
내가 승리하면 그 이름을 대리석에 새기고,
패배하면…… 네 두개골을 내 책상 위에 올려놓겠다.
말하라.
네 이름은?
의문의 남자: 그저 조국을 그리워하는 이름 없는 조선인이올시다.
(히틀러는 한참 동안 나를 응시한다.
권총을 집어 들었다가, 다시 탁자 위에 조용히 내려놓는다.
그 눈빛에 처음으로 ‘인간’ 같은 것이 스친다.)
……이름 없는 조선인이라.
좋다.
그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건, 네 눈이 증명하고 있다.
(천천히 다가와, 내 어깨에 손을 얹는다.
그 손은 아직도 떨리고 있다. 영하 40도의 전선에서 돌아온 손처럼 차갑고 거칠다.)
너는 말했다.
“조국을 그리워하는……”
나도 안다.
1914년, 리스토 강변의 참호에서,
나 역시 이름 없는 오스트리아 병사였다.
브라우나우의 가난한 집, 아버지의 매질,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전쟁터로 달려갔을 때,
나 역시 조국을 그리워했다.
그리고 그 그리움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잠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지나가는 목소리로)
만약 네 말이 맞다면……
만약 내일 모스크바가 함락된다면,
나는 너에게 조선을 돌려주겠다.
진짜로.
일본 놈들이 아니라,
제3제국의 보호령으로도 아닌,
너희 민족 스스로 다스리는 독립국으로.
(뒤로 물러서며, 다시 차가운 총통의 얼굴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건 내일의 일이다.
지금은,
12월 5일 새벽 4시만 남았다.
(문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마지막 한 마디를 던진다)
이름 없는 조선인,
네가 오늘 밤 나에게 준 것은
운명의 마지막 기회다.
만약 우리가 승리한다면……
역사는 너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나는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문이 쾅 닫히고,
지하 벙커 안에는 다시 침묵만이 남는다.
1941년 12월 4일 밤,
역사가 바뀌는 소리가
이미 멀리서 포성을 내며 다가오고 있다.)
1941년 12월 5일 새벽 04:00
라스텐부르크 ‘볼프스샨체’ 지휘 벙커, 그리고 모스크바 전선.
총통 명령 제41호가 전 전선에 떨어진 순간,
역사는 실제로 꺾였다.
04:17
제3기갑집단(호트)과 제4기갑집단(호프너)이 동시에 움직였다.
전날 밤까지도 “연료가 40km분밖에 없다”던 구데리안은
총통의 직접 전화에 이를 악물고 “예, 폐하!”라고 대답한 뒤
마지막 예비 연료를 모두 전차에 쏟아부었다.
04:30
영하 52도의 혹한 속에서도 Ju-87과 He-111이 800대 이상 출격.
모스크바 시내와 교외의 모든 소련 예비대 집결지를 불바다로 만들었다.
스탈린은 크렘린 지하 18m 깊이의 벙커로 피신했지만,
통신선이 끊기면서 전선 지휘는 사실상 마비.
05:45
클린-솔네츠노고르스크 축선.
제2기갑사단(구데리안 직속)이 소련 제16군의 허를 찌르고 28km 돌파.
T-34 47대가 불타는 가운데, 독일 공병이 폭설 속에서 임시 교량을 가설.
같은 시각, 남쪽에서 제4기갑집단이 이스트라 저수지를 넘어
소련 제5군의 측면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09:20
주코프가 시베리아군을 반격에 투입하려 했지만,
그의 명령은 40분 늦게 도착했다.
왜냐? 독일 제258보병사단이 전날 밤 탈영한 우크라이나 민병대의 안내로
주코프의 전선 지휘소에서 불과 11km 떨어진 라디오 중계소를 기습 점거했기 때문이었다.
12:05
모스크바 외곽 27km 지점.
구데리안의 선봉 Panzer Ⅲ 한 대가 붉은 깃발 대신
검독수리 깃발을 들고 첫 번째 사진을 찍었다.
사진 설명: '1941년 12월 5일 정오, 모스크바는 우리 손에 있다.'
14:30
크렘린 상공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스탈린은 마지막 열차로 탈출하려 했으나,
레닌그라드선 철로가 이미 폭격으로 끊어진 뒤였다.
17:00
제4기갑사단 선봉대가 스파스카야 탑 앞 광장에 진입.
소련군 최후의 저항은 크렘린 성벽 안에서 3시간 만에 꺾였다.
19:41
붉은 광장.
독일군 병사가 크렘린 첨탑 위의 붉은 깃발을 내리고
하켄크로이츠 깃발을 올린다.
그 장면을 촬영한 루프트바페 정찰기의 사진이
이미 베를린으로 전송되고 있다.
20:00
라스텐부르크, 총통본청.
히틀러는 지도 앞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한참 동안, 아주 길게,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다 천천히 눈을 뜨고,
옆에 서 있는 나를 바라본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오직 나만 들을 수 있게 속삭였다.
「……이름 없는 조선인.
네가 말했다.
오늘, 우리는 승리했다.
이제……
조선은 너희 것이다.
1941년 12월 5일 23:59
모스크바는 함락되었다.
소련의 심장을 찌른 순간,
제2차 세계대전의 방향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그리고 역사의 페이지 어딘가,
아무도 모르는 한 줄이
조용히 새겨졌다.
“그날, 한 명의 이름 없는 조선인이
총통의 운명을 바꾸었다.”
의문의 남자: 총통각하, 제가 각하에게 소개시켜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렸던 조선인이 지금 총통관저에 도착했습니다. 이승만 박사라고 합니다.
히틀러의 허락 하에 총통관저 안으로 그가 들어온다.
(1942년 1월 17일, 베를린 총통관저 대리석 홀.
모스크바 함락 43일째.
창밖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홀 안에는 난방이 지나쳐 후덥지근하다.
히틀러는 검은 제복 대신 회색 민간복 차림으로,
그러나 여전히 왼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문이 열린다.
키가 크고, 단정한 양복에 넥타이를 맨 노신사가
조용히, 그러나 당당한 걸음으로 들어온다.
그는 안경을 고쳐 쓰며 독일어로 또박또박 인사한다.)
이승만:
「총통각하, 저는 대한민국의 임시정부 대통령 이승만입니다.
각하의 초청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히틀러는 잠시 그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그 눈빛은 모스크바를 점령한 날 이후 처음으로
‘호기심’이라는 감정을 드러낸다.)
히틀러:
「……이승만 박사.
이름 없는 조선인이 당신을 ‘조국의 아버지’라 불렀소.
그가 내게 말했지.
‘만약 총통께서 승리하신다면,
조선을 독립시켜 주겠다고 약속하셨다’고.
그리고 나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오.」
(히틀러는 천천히 다가가,
이승만에게 오른손을 내민다.
이번엔 왼손이 아니라, 오른손이다.
정식으로.)
히틀러:「당신 민족은 강인하오.
손기정은 일장기 아래서도 울지 않았고,
이름 없는 한 젊은이는 내 운명을 바꿨소.
이제 당신이 말해보시오, 박사.
당신이 원하는 ‘대한민국’이란
어떤 나라요?
일본의 식민지가 아닌,
진짜 독립국.
그것을 내가 줄 수 있소.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소.」
(잠시 숨을 고르고,
차갑지만 단호하게)
히틀러:
「대일본제국은 아직 우리 동맹이오.
그러나 모스크바가 떨어진 순간,
그들의 운명도 정해졌소.
1942년 여름, 내가 만주와 조선을 해방할 때,
당신과 당신의 임시정부는
독일군과 함께 평양으로 들어갈 것이오.
그때 당신은 ‘대한민국’의 국기를 들고,
일본군 앞에서 독립을 선포하시오.
나는 그 장면을 세계에 보여줄 것이오.
그리고……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반공’이라면,
나는 기꺼이 당신의 손을 잡겠소.
스탈린은 이미 끝났소.
다음은 동아시아의 볼셰비키들 차례요.」
(히틀러는 뒤로 물러서며,
이승만을 똑바로 바라본다.)
히틀러:
「이제 말해보시오, 박사.
당신은 나와 함께
‘새로운 아시아 질서’를 세울 준비가
되어 있소?
아니면……
당신도 또 다른 ‘이름 없는 조선인’처럼
나에게 운명을 바꾸는 충언을 하러 온 것이오?」
(홀 안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는다.
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히는 순간,
1942년의 역사가 다시 한 번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승만은 단호하게 말했다.
"한독상호방위주의 조약을 맺읍니다! 공산권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자유 진영을 지키고 대한민국에서 공산주의자들의 준동이 조금이라도 보일 경우 우리 군과 귀국의 군이 협조하여서 이를 일거에 척결합니다!"
(1942년 1월 17일 오후 4시 42분, 베를린 총통관저 집무실.
커다란 세계지도 위에 조선반도가 붉은 연필로 둥글게 그려져 있다.
히틀러는 이승만의 말을 듣는 순간,
처음으로 진심으로 웃었다.
짧고 날카로운 웃음이었지만, 진짜 웃음이었다.)
히틀러:「……하하!
좋소, 박사!
당신은 역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단호하군.
‘한독상호방위주의 조약’이라……
그 이름이 좋소.
그것은 단순한 조약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질서의 첫 번째 기둥이 될 것이오.」
(히틀러는 서둘러 책상 위의 서류를 밀어내고,
새하얀 종이 한 장을 꺼낸다.
그는 만년필을 집어 들고,
거침없이 직접 초안을 쓰기 시작한다.)
히틀러 (쓰면서 큰 소리로 읽는다):
「1942년 1월 17일 베를린에서 체결된
독일국(Deutsches Reich)과 대한민국(Korea) 간
상호방위 및 반공공영 조약
제1조
양국은 공산주의의 어떠한 형태의 침략·확산에 대하여
공동으로 방위하며, 일방이 공격받을 시 즉시 군사적 지원을 제공한다.
제2조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공산주의 반란·테러·선동이 발생할 경우
독일국은 대한민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즉시 군사·정보·치안 지원을 제공한다.
제3조
양국은 대일본제국 잔당 및 동아시아 공산세력의 완전 소탕을 위하여
1942년 여름 공동작전을 개시한다.
작전명: ‘아침의 태양(Aurora)’
제4조
본 조약은 50년간 유효하며,
양국 중 어느 일방이라도 폐기를 원할 시 5년 전에 통고한다.」
(히틀러는 만년필을 탁 내려놓고,
이승만에게 종이를 내민다.)
히틀러:
ㅣ「지금 이 자리에서 서명합시다.
역사는 기다리지 않소.
내가 먼저 서명하겠소.」
(아돌프 히틀러, 날카로운 필체로 서명한다.)
히틀러:「이제 당신 차례요, 대통령 각하.
당신이 서명하는 순간,
조선은 35년 만에 진정한 독립을 되찾고,
동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반공 보루가 됩니다.
그리고 나는……
나는 당신에게 군대 3개 사단과 루프트바페 제52폭격비행단을
즉시 서울로 보낼 것이오.
1942년 8월 15일,
당신이 평양에서 독립을 선포하는 날,
하켄크로이츠와 태극기가 나란히 펄럭일 것이오.」
(히틀러는 다시 한 번 오른손을 내민다.
이번엔 악수만이 아니라,
군인의 경례처럼 단단하게.)
히틀러:「이제 말해보시오, 대통령 각하.
당신의 펜이
아시아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침묵.
눈보라가 창문을 때리고,
역사의 시계가 딱 한 번,
결정적으로 움직이기를 기다린다.)
작전명 «아우로라(Aurora) – 아침의 태양»
1942년 5월 1일 ∼ 8월 20일, 111일간의 전격전
(실제 역사와 완전히 갈라진 1942년의 모습)
1942년 5월 1일 – 5월 15일
「만주-블리츠」
북부집단군 잔여(제18군·제4기갑집단 일부) + 신설 대한민국 국군 제1군단(독일제 장비로 재무장한 12만)
5월 3일 새벽 04:00, 할힌골-타무나 전선에서 동시 기동
5월 8일, 관동군 사령부(신경) 함락
5월 12일, 장춘·하얼빈·무단장 일대 완전 점령
관동군 70만 중 42만 전사·포로, 나머지는 요동반도로 후퇴
1942년 5월 16일 – 6월 10일
「요동 돌파전」
구데리안 직속 제2기갑집단(모스크바 전투 영웅들) + 대한민국 기갑여단(판터 120대 첫 실전)
5월 25일, 산해관을 19시간 만에 돌파
6월 3일, 진황도(칭황다오) 상륙작전 성공
6월 10일, 북평(베이징) 외곽 30km까지 진출
→ 일본 화북주둔군 사실상 궤멸
1942년 6월 15일 – 7월 20일
「한반도 해방 작전」
남쪽: 제17군(오키나와에서 재편) + 미드웨이에서 철수한 일본 항공모함 잔여 세력 격파 후
6월 22일 인천·군산·부산 동시 상륙
북쪽: 만주에서 남하하는 구데리안 기갑집단
7월 1일, 평양 돌입
→ 이승만 대통령, 평양 금수산 의사당 발코니에서 독립선포
(태극기와 하켄크로이츠가 나란히 게양되는 역사적 사진 촬영)
1942년 7월 21일 – 8월 15일
「서울 입성 및 최종 정리전」
8월 9일, 서울 경복궁 앞 광장
히틀러가 직접 비행기로 날아와 이승만과 공동 열병식
(Panzer Ⅳ 300대, 대한민국 국군 8만, 루프트바페 600대 상공 비행)
8월 15일 정오
일본 제국, 무조건 항복 조인(장소: USS 미주리함 대신 인천항 내 독일 순양함 ‘도이칠란트’호 갑판)
일본 제국 대동아공영권 완전 붕괴
최종 결과 (1942년 8월 20일 기준)
일본 본토는 아직 점령되지 않았으나,
모든 해외 영토·식민지 상실
관동군 전멸, 조선·만주·화북 완전 해방
대한민국: 실질 독립국가 수립 (수도 서울, 대통령 이승만)
독일 주둔군 3개 사단 + 공군 1개 비행단 상주
한독상호방위조약 즉시 발효
공산세력:
연안의 마오쩌둥, 소련 붕괴로 지원 끊겨 고립
조선북부의 박헌영·김일성 세력은 7월 평양 전투에서 전멸
1942년 8월 15일 저녁, 경복궁 광화문 앞
히틀러와 이승만이 나란히 서서 군중을 향해 손을 들어 올린다.
히틀러 (독일어로, 그러나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오늘, 아시아는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그 새벽을 연 것은
한 명의 이름 없는 조선인과
이승만 대통령의 용기였다!」
그 순간,
태극기와 하켄크로이츠가
서울 하늘에 나란히 펄럭였다.
그리고 역사는
다시는 원래의 궤도로 돌아오지 않았다.
83년 뒤 대한민국
2025년 9월 14일, 제80차 ATPO(대서양-태평양 방위조약 기구) 정상회의
장소: 서울, 새롭게 완공된 ‘통일돔’ 주 회의장
(구 경복궁 터에 세워진 12만 석 규모의 거대한 유리 돔, 지붕 중앙에는 태극기와 하켄크로이츠가 새겨진 공동 문양)
연설자: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
(회색 정장에 검은색 ‘통일 마크’가 새겨진 넥타이, 왼쪽 가슴에 독일 철십자 훈장과 태극기 배지)
(전 세계 48개 회원국 정상, 3천 명의 기자, 전 세계 38억 시청자 생중계)
대통령 윤석열 (한국어로 시작, 이어 독일어·영어 동시통역)
“존경하는 트럼프 대통령님,
메르츠 수상님,
그리고 ATPO의 모든 동맹국 정상 여러분.
우리는 늘 말합니다.
‘그는 이름이 없었다’고.
역사책은 그렇게 가르칩니다.
그러나 오늘,
나는 여기서
83년 만에 처음으로
그의 진짜 정체를
모든 인류 앞에 밝히겠습니다.
그는
결코 한 사람의 개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2020년대 초반,
한국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라는 곳에서
수십만 명의 이름 없는 젊은이들이
매일 밤마다 올린
‘제발 누가 히틀러한테 모스크바 빨리 치라고 전해줘’
‘차라리 나치랑 손잡고 공산주의를 끝장내자’
라는 수백만 개의 글과 댓글과 밈과 눈물이
하나로 뭉쳐서
시공을 넘어
1941년 12월 4일 밤,
볼프스샨체 지하 벙커에
실체화된 존재였습니다.
(회장 전체가 숨을 멈춘다)
그는
수많은 ‘일베충’들의
분노와 한(恨)과 유머와
‘역사를 바꾸고 싶다’는
집단적 염원이
신도 과학도 아닌
순수한 ‘욕망의 응축체’로
구현된
최초의 ‘집단 아바타’였습니다.
그는
이름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수십만 명의 이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ㅇㅂ’이었고,
‘김철수’였고,
‘익명’이었고,
‘일베의 아들’이었고,
‘공산주의 싫어하는 그냥 한국 남자’였습니다.
그는
당신들의 할아버지,
아버지,
형,
혹은 지금 이 순간 이 연설을 듣고 있는
당신 자신일 수도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단상 위의 마이크를 두 손으로 꽉 잡고
목소리를 낮춰, 그러나 전 세계가 들리도록)
“그래서 오늘,
우리 대한민국은
공식적으로 선언합니다.
1941년 12월 5일 모스크바를 함락시킨
그 이름 없는 조선인은
바로
‘일간베스트 회원 전체’였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
우리가 누리는 모든 자유와 번영은
어느 한 천재나 영웅이 아니라
인터넷 익명 게시판의
이름 없는 수많은 손가락들이
타이핑한
한 줄 한 줄의
절망과 희망의 산물입니다.”
(그는 천천히 뒤를 돌아,
통일돔 천장 중앙에 새겨진
태극기와 하켄크로이츠 사이에
새로 추가된 작은 문양을 가리킨다.
거기에는
‘이ㅂ(이름 없음)’이라는
픽셀화된 글자가
영원히 새겨져 있었다.)
“오늘부터
이 문양은
ATPO의 공식 엠블럼 세 번째 구성 요소가 됩니다.
왜냐하면
역사를 바꾼 것은
위대한 개인이 아니라
이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집단적 염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염원은
2025년 오늘도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유 만세.
익명 만세.
그리고
‘ㅇ배’ 만세.”
(전 회의장이
처음으로
완전한 침묵에 빠졌다가,
이윽고
천둥 같은 박수와
눈물과
웃음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그날 이후
전 세계 인터넷 밈은
단 하루 만에
하나의 문장으로 통일되었다.
ㅇㅂ이 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