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강습상륙함, 헬리콥터 이·착륙 가능
전투기 이륙에 필요한 활주로 없어
강제 이륙 가능한 캐터펄트 도입 시험
최상위 기술 보유한 미국, 중국이 추격

 
미 항공모함인 제럴드 R. 포드함에서 지난 9월 F-18E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중국군이 강습상륙함인 쓰촨함에서 함재기의 ‘전자기식 캐터펄트(사출기) 이륙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26일 SCMP에 따르면, 상하이의 후둥-중화 조선소에 정박 중인 쓰촨함 내에서 전자기식 캐터펄트 발사 시스템이 내륙이 아닌 바다 쪽으로 향한 모습의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됐다.

상하이 해상안전국도 이달 20∼29일 해당 조선소 부두 앞을 출입 금지구역으로 공지했다.

이로 볼 때 중국군이 최근 쓰촨함에서 고정익 전투기의 전자기식 캐터펄트 이륙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강습상륙함은 대형 비행갑판을 갖춰 헬리콥터 여러 대가 동시 이·착륙할 수 있으며, 헬리콥터함(LHD함) 또는 경항공모함으로 불린다. 공격형 무인기(드론) 운용 전용 항모로 불리기도 한다.

전투기가 아니라 헬기 전용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활주로 길이 때문이다.

전투기 이륙을 위해서는 활주로 길이가 최소 1㎞ 이상이어야 한다.

강습상륙함인 쓰촨함과 푸젠함은 길이가 500m 이하다.

쓰촨함은 4만t급이며 길이 260m, 폭 52m 수준으로 GJ(攻擊·공격)-11 스텔스 드론을 탑재, 먼바다에서 운용할 수 있는 드론 항모로 통한다.

쓰촨함은 상륙용 주정(舟艇), 수륙양용장갑차, 헬기 등을 탑재해 대규모 상륙 작전을 지원할 수 있어 대만과 남중국해 등에서 작전 수행에 유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보다 큰 푸젠함은 8만t급이며 총길이는 316m, 폭은 76m로 J(젠)-35 스텔스 전투기, J-15 전투기 등을 탑재한다.
 
항공모함에서 전투기의 이륙 장면. [AFP]


전투기 이륙에 활주로 길이 최소 1㎞ 필요

이 두 항모 모두 전투기를 이륙시키려면 특수한 장비가 필요하다.

활주로 길이가 제한된 항모에서 전투기를 이륙시키는 방법으로는 크게 ‘캐터펄트’ 방식, ‘스키점프대’ 방식이 발전해왔다.

캐터펄트 방식은 항모에서 전투기를 강한 힘으로 밀어내 비행시키는 것으로, 마치 새총으로 작은 돌을 날리는 방식과 비슷하다.

스키점프대 방식은 항모 내에 전투기용 스키점프대를 설치해, 전투기가 스키점프대를 타고 활강해 날아오르게 한다.

스키점프대를 타고 활주하는 힘으로 전투기가 얻는 양력과 운동 에너지로 이륙하게 한다.

캐터펄트 방식은 애초 공기식이나 화약식, 유압식으로 개발됐으나 오늘날에는 사라졌고, 현재 증기식이나 전자기식이 운용되고 있다.

증기식은 1950년 영국에서 실용화됐으며, 오늘날에도 미국과 프랑스 항모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증기식은 에너지 효율이 낮고, 정밀 제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으며 비교적 가벼운 비행체를 발사하기에 어렵다.
 
[AFP]


中 길이 500m 이하 강습상륙함에 전자기식 캐터펄트 장착 추진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전자기식은 향후 항모 사출 시스템에서 가장 각광을 받는 방식이다.

영국 해군의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은 애초 스키점프대 방식을 고려했으나, 전자기식 캐터펄트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전자기식 기술은 미국이 먼저 도입해 최상위 기술을 갖고 있으나, 중국이 자체 개발한 기술로 미국을 추격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군은 필요한 경우 쓰촨함에서 전자기식 캐터펄트 방식으로 함재기를 운용할 목적으로 발진 시험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기식 캐터펄트 이륙 방식은 함재기를 빨리 이륙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국 항공모함인 랴오닝함과 산둥함은 스키점프대 발진 방식을 쓰고 있다. 현재 시험 항해 중인 제3호 항모 푸젠함은 전자기식 캐터펄트 방식을 쓴다. 미 항모 가운데 제럴드 R. 포드함이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중국은 최근 수십년간 발전시켜온 조선 역량과 IT 기술을 활용해 자체 기술로 미국의 첨단 항모와 비슷한 수준의 푸젠함과 쓰촨함을 개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브리핑(Debriefing:임무수행 보고): 헤럴드경제 국제부가 ‘핫한’ 글로벌 이슈의 숨은 이야기를 ‘속시원히’ 정리해드립니다. 디브리핑은 독자와 소통을 추구합니다. 궁금한 내용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