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그런 엘리트도 있나?
[단독] “토익 500점 준장(★) 해외무관 나갔다”···7급 공무원 응시도 못할 실력[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2025. 10. 21. 06:02타임톡35
해외무관 전체 가운데 약 20% 토익 점수
국가직 7급 시험 응시자격도 안되는 수준
토익 500점대 주요 4강 해외무관 파견도
제2외국어권, 토익 500점 이상이면 지원
‘토익 성적이 500점대인데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의 해외무관으로 나가 있습니다”
최근 만난 국방부 관계자가 국가직(지방직) 7급 공무원 시험 응시 때 요구되는 최소 토익(TOEIC) 점수는 700점 이상인데 이 같은 응시 자격도 안되는 고위 장교들이 주요 4강(미국·일본·중국·러시아)의 일부 재외공관 주재무관으로 파견돼 있다고 건낸 얘기다.
해외무관은 전 세계 54개국 재외공관에 파견돼 주재국과의 국방 및 안보 분야의 가교 구실을 수행하면서 군사 정보 수집 및 무기체계 수출 등의 역할을 병행하지만 어학능력이 수준 미달인 고위 장교들이 뽑혀 선발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54개국 77명의 해외무관 중 14명(18.2%)의 토익 점수가 7급 공무원 응시 자격 기준도 안되는 700점대 이하였다.
이 가운데 7명의 토익 점수는 500점대였다. 심지어 전체 77명의 해외무관 중에 최저 점수인 토익 500점인데도 주요 4강 재외공관 해외무관으로 나간 준장도 있어 선발 방식에 해외무관의 자질 부족 논란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재외공관으로 파견되는 해외무관 가운데 장군 자리가 일부 있는데 부끄럽지만 이들 모두가 토익 점수가 500점대 수준으로 해당 주재국에서 대한민국의 고위급 장교로서 군사외교 활동을 하기에는 어학능력에 문제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주재국에서 △국방외교 및 국방교류협력에 관한 활동 △국가안전보장에 영향을 미치는 자료의 수집·보고 △방위산업물자의 수출입에 관한 지원 △주재국 및 주재국에 근무하는 다른 나라의 주재무관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홍보 △방위산업물자의 수출입에 관한 지원 △해외파병 관련 제반 업무 협조 및 지원 △국방부장관 또는 재외공관장으로부터 지시받은 사항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최근에는 K방산에 대한 해외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재국의 군 고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무기소요를 파악하고 우리 무기의 성능 및 기술력을 소개하는 첨병 역할도 한다. 각국에서 파견한 외국무관단과도 수시로 교류해야 한다. 제2외국어권의 경우 현지어는 물론 영어 실력도 함께 갖춰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파견 지역별로 미주(美洲), 구주(歐洲), 아세아주(亞細亞洲) 등 곳곳에 해외무관 최저 토익 점수가 500점대 장교들도 선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해외무관의 지원자격(선발기준)인 토익 점수가 제2외국어권이 500점 이상으로 너무 낮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어권의 지원자격 토익 점수는 850점 이상이다. 2025년 8월 1일 기준으로 해외에 파견된 주재무관은 55개국(장성급 3개국) 77명에 달한다.
국회 국방위원회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군사적 충돌 등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군사정보 수집을 비롯해 K방산 수출 호황 등으로 어느 때보다 해무관의 역할이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다수의 엘리트 장교가 해외무관으로 나가지만 자질에 문제가 있는 장교들도 파견돼 선발 방식 및 능력 검증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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