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장님, 저는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있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돈이 없는 것을 뻔히 알 텐데 선생님은 미술 준비를 해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어린 마음으로는 선생님이 왜 공부도 잘하고 반장인 애가 미술 시간만 되면 준비를 안 해 와서 매를 맞는지 이해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세상 모든 사람들이 미웠습니다. 모두 죽이고 싶었습니다.
저는 집이 너무도 가난하여 크레파스를 살 돈이 없었습니다. 크레파스는커녕 밥도 굶으면서 학교에 다녔습니다. 그런데 준비물을 가지고 오지 않는다고 담임선생은 항상 때리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동생들에게 얘기했습니다. 나는 학교 다니는 7년 동안 그런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참된 제자의 도리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선생님들이 가르친 대로 도둑질을 해서라도 준비물을 챙겨 가라고 했습니다. 저는 세상에서 배운 그대로 그 은혜에 보답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후회가 없습니다. 나는 왜 내가 이 자리에 서서 단죄를 받아야 하며 내 죄가 왜 잘못된 것인지를 모르겠습니다. 나는 세상이 가르친 대로 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