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헝가리에서 일하면서 SK가 공장을 짓는 걸 바로 옆에서 지켜본 사람 중 하나다. SK 1기 공사는 현대 엔지니어링이 지었고, 2기 공사는 SK가 직접 시공했지. 그 과정을 보면서 수많은 한국 하청업체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알게 됐는데, 이번에 터진 비자 관련 사태는 사실 그동안 안일하게 일해 온 업체들한테 제대로 경고를 준 거라고 본다. 나는 내심 이런 일이 터지길 바랐어.
해외에서 대규모 투자를 하면 현지 정부는 법인세 감면이나 고용 보조금 같은 온갖 혜택을 다 퍼준다. 당연히 그 배경에는 자국민 고용을 늘리고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전제가 깔려 있지. 원래 한국 근로자가 미국에서 일하면 급여에 대한 세금이랑 사회보장세를 거기다 내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일부 한국 회사들은 이 세금을 추가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하면서 불법으로 사람들을 데려와 일을 시킨다. 이러니 현지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가 예상보다 안 걷히는 거다.
해외에서 공사를 할 때는 현지 인력과 법을 존중하면서 진행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현대가 비정상적으로 저가에 하청을 주게 되면, 그때부터 하청업체들은 비용 절감에 머리를 싸매다가 결국 저런 불법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더라.
현대 같은 대기업의 기업 문화, 특히 건설 쪽은 정말 '갑을' 문화가 거지 같아서 하청업체들만 죽어나는 구조다. 해외 공사는 더 심한데, 한국 하청업체들한테만 쥐 잡듯이 하고 현지 업체들한테는 찍소리도 못하는 구조라 비용 부담은 항상 한국 업체들이 다 떠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