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으로, 인류의 보편적 번영을 증진하는 경로는 두 가지로 수렴합니다. 하나는 개인의 명목 소득을 증대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재화와 서비스의 실질 비용을 낮춤으로써 사회 전체의 구매력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부(富)는 특정 자산의 소유가 아니라, 주어진 자원으로 얼마나 많은 가치를 향유할 수 있는가에 대한 척도, 즉 구매력 그 자체입니다.

 

 

 

따라서 사회 전체의 부를 극대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은 재화의 생산 비용을 근본적으로 절감하는 것입니다. 기술은 역사적으로 이러한 디플레이션(deflation)을 추동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었습니다. 반도체 산업을 지배해 온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수십 년간 칩의 가격 대비 성능은 약 2년 주기로 두 배씩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혜택은 불균등하게 적용되었습니다. 지난 20년간 미국에서 TV나 컴퓨터와 같은 공산품의 가격은 급락했지만, 주거, 의료, 고등 교육과 같은 핵심적인 생활 부문의 비용은 오히려 폭등했습니다. 이러한 필수 서비스의 비용 구조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단순한 부의 재분배 정책은 미봉책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고질적인 비용 상승의 근원에는 공급망 전반에 걸쳐 누적되는 인간의 노동 비용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공지능은 패러다임을 전환할 잠재력을 지닙니다. 예를 들어, 자율 로봇이 재생에너지를 동력으로 삼아 원자재를 채굴하고, 현장에서 직접 주택을 건설하는 시나리오를 상상해 보십시오. 이때 주택의 한계 비용은 로봇의 감가상각비와 에너지 비용에 수렴할 것입니다. 만약 이 로봇마저 다른 로봇에 의해 생산된다면, 그 비용은 재귀적으로 더욱 하락하게 됩니다.

 

 

 

이러한 원리는 서비스 영역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인간 의사를 능가하는 진단 정확도를 가진 AI 의료 시스템, 그리고 학생 개개인의 인지적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여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AI 튜터는 더 이상 공상과학의 영역이 아닙니다.

 

 

 

따라서 **'만물을 위한 무어의 법칙(A Moore's Law for Everything)'**은 단순히 기술적 이상을 넘어, 인류가 지향해야 할 사회경제적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유토피아적 담론으로 치부될 수 있으나, 이는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경로 위에 있습니다. 향후 수십 년간 주거, 교육, 의료 등 삶의 필수 비용이 2년마다 절반으로 감소하는 세상을 구현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과거 모든 기술 혁명이 그러했듯, 새로운 시대는 그에 걸맞은 새로운 역할과 직업을 창출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다가오는 풍요가 약속하는 진정한 가치는, 인류를 생존을 위한 노동의 제약에서 해방시켜, 우리 자신과 문명의 의미를 스스로 창조해 나갈 전례 없는 자유를 부여한다는 점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