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1636년 12월 병자호란을 일으켜 조선에게 삼전도의 굴욕을 선사한 청태종 홍타이지(皇太極)는 아주 용맹하고 영명한 군주였다. 특히 용인술(用人術)이 뛰어나서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였다. 이로인해 후금(청나라)은 국력이 나날이 강대해져서 주변민족과 나라들을 차례로 무너뜨렸고 명나라는 수세에 몰리게 되었다. 
 


1629년 10월 홍타이지는 내몽골 초원을 우회하여 상대적으로 방어가 허술했던 산해관(만리장성) 서북지역을 무너뜨리고 명의 수도 베이징을 침공하였다. 
 



명나라 조정은 홍타이지의 기습공격에 아주 당황하였다. 당시 명나라는 대부분의 정예병력을 동쪽 산해관에 주둔시켰고, 그나마 남아있던 병력들도 내부반란 진압에 투입하였기에 수도 베이징은 방비가 허술하였기 때문이다.

 



당시 홍타이지는 책사 범문정과 전략을 논의하고 있었다. 범문정은 여진족(만주족)이 아니라 중국 한족출신이었다. 

하지만 그때 홍타이지의 동생(예친왕 도르곤)과 장남(숙친왕 호오거)이 찾아왔다. 

 



홍타이지의 동생과 장남은 명나라군을 우습게 보면서 베이징을 즉시 공격하여 함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금의 귀족들은 500년 전의 금제국을 빨리 부활시키고 싶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홍타이지는 신중하였다. 책사 범문정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범문정이 도르곤과 호오거의 눈치를 보면서 의견을 말하기를 주저하자, 홍타이지는 화를 내면서 어서 의견을 말하라고 하였다. 

 


 



범문정이 공격은 안된다고 하자, 도르곤과 호오거가 반발하였다. 
 



이에 홍타이지가 도르곤과 호오거를 제지하고 범문정에게 계속 얘기하도록 하였다. 
 

 



범문정은 지금 베이징을 점령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위험하다고 하였다. 베이징은 철통같은 요새로서 외부지원 없이 최소 15일은 버틸 수 있으며 명나라 각지에서 수십만명의 구원병들이 베이징으로 몰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원병 중에는 원숭환이 이끄는 명제국 최정예 부대 8만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따라서 베이징을 잘못 점령했다가 퇴로가 막혀서 괴멸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요지였다.  


 

 

 




 

 

 

 

 

 



 

 

 

 




이에 도르곤과 호오거가 반발하자, 홍타이지는 이들을 달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희는 짐의 혈육이고 짐의 양팔이다. 하지만 나라의 대업을 위해서는 핏줄의 말을 듣는 게 아니라 장기적이고 정확한 분석을 하는 자의 말을 들어야 한다." 
 

 

 

 




홍타이지는 범문정의 의견에 따라 명나라의 구원군이 도착하기 전에 철수하였다. 비록 베이징 점령에는 실패했지만 명의 수도를 공격함으로써 명나라 내부의 도적들(이자성 등)을 기사회생시키는 전략적 목표에 성공하게 된다. 명나라는 수도 베이징을 구원하느라 내부의 도적들을 제때 진압하지 못했고 결국 1644년 도적 지도자 중 하나였던 이자성군에게 멸망하게 된다.  
 

 



청나라(후금)는 이러한 혼란을 틈타 중원공격의 최대 난관이었던 산해관을 함락시키고 베이징으로 진격하여 이자성군을 격파하고 중원을 차지하게 된다. 

인구 200만의 청나라가 인구 1억6천만명의 초강대국 명나라를 누르고 중원을 차지한 성공비결은 홍타이지의 뛰어난 용인술 덕분이었다. 사람을 잘쓰면 흥하지만 잘못쓰면 망하게 되어있다. 삼국지에서도 약소국이었던 촉나라가 부국강병에 성공하여 강대국 위나라를 공격할 수 있었던 것도 유비가 삼고초려를 통해 제갈량이라는 뛰어난 인재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즉 인재를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 용인술
1. 사람의 장점을 파악하고 활용: 각 사람의 강점과 능력을 이해하고, 그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 
2. 사람을 신뢰하고 존중: 사람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능력을 믿고 맡기는 것. 
3. 사람을 격려하고 지원: 사람들의 성과를 인정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돕고 격려하는 것. 
4.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 사람들과의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돕고 협력하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