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인 관점이 아닌 철저히 실무적인 시각에서만 쌍권을 보더라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가 그랬고, 지금의 이재명이 그렇듯 당내 경선에 출전하는 상대후보가 그저 구색 맞추기용에 불과한
경우에는 굳이 패자의 승복 선언에 목을 맬 이유가 없고 패자가 몽니를 부릴 이유도 없다.

허나 고만고만한 스머프급 잠룡들이 서로 치고 패고 싸운 이번 국힘 경선과 같은 경우 티끌 하나라도 긁어 모아서
최대한 손실 없이 살림에 보태야 한다. 승자는 패자에게 관용과 예우를 베풀고 패자의 지지세력을 흡수해야 하고
패자는 이에 대한 철저한 승복의 표시로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는게 그 방식이다.

이게 말로만 떠들어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경선 후보자 등록 과정에서 패배 시 승복 및 공동선대위원장직 수락 내용이 담긴
동의서를 신청 서식 중 하나로 의무화하여 접수받고 모든 후보자들이 한 군데 모이는 경선 일정 첫 날 각자 서명한 동의서를 들고
사진을 찍도록 했어야 한다. 이걸 하기 싫다고 하는 년놈은 입후보를 못 하게 하면 되는거였고.



바로 이 날 그걸 했어야 하는거다. 

종이 쪼가리 하나에 무슨 효력이 있냐고 할 지도 모르지만 여기에 서명을 받았다면 홍준표는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지금보다는 훨씬 더 큰 심적 압박을 느꼈을 거다. 설령 결정이 바뀌지 않았다고 해도 홍준표의 미국행은 해당행위에 해당하므로
굳이 징계를 먹이지 않더라도 향후 정계 은퇴 번복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경선 후보자 중에는 실제로 대선 후보의 선거를 돕고 싶어도 먼저 숙이고 들어가기가 어려운 여건에 놓인 사람들도 있다.
이들을 하나로 묶고 각자 가진 칩이 얼마건 간에 가진 것을 탈탈 털어서 원팀을 만들었으면 지금 당 분위기가 이 지경까지
오진 않았을거고 국힘에서 배출한 최종 후보의 파워는 훨씬 더 강력했을거다.

이건 후보자가 아니라 경선을 관리하는 당 지도부가 해야 하는 매우 기초적인 실무에 해당한다.
일부러 경선과정의 흥행 수위를 제어할 의도를 가지지 않은 이상 일을 이렇게 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리고 더 이해가 안 가는건 이 부분인데...
한덕수와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 최종 후보의 대승적인 결단과 양보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변수가 아닌 상수였다.

경선 후보 등록 시에 경선 이후 발생할 수도 있는 타 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와의 모든 단일화 협상 과정을 당에 일임하겠다는
서약서 하나만 추가로 더 받아 냈으면 일이 이렇게 꼬이지도 않았다. 이런 일은 당장 누가 당선이 될 지 장담하기 어려운 경선 초기에 
추진해야 잡음이 없는 법인데 쌍권은 그마저도 하지 않았다.

다른 의문들도 많지만 이 두 가지 내용을 명시한 종이 쪼가리 두 장 받아내는게 그렇게 어려웠던건지 정말 이해불가다.
몰라서 못 한건지.. 귀찮아서 안 한건지..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 명색이 5선 의원들인데...
저 정도 선수가 되면 의원실 보좌관들도 왕짬일텐데. 그리고 의원실에서 서포트가 안 되더라도 중앙당 사무처에서 조언해줄 수도
있었을텐데... 대체 당 꼬라지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