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5 06:30:54
안데스 집단에서 위계질서의 맨 꼭대기에 있는 리더는
더 많은 결정을 내리고 더 많은 책임을 지고
집단 내에서 정보소통의 구심점 역할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집단 구성원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위가 분화되어
어떤 사람은 더 높은 지위의 직책을 담당하고
자신의 주장이 다른 구성원들에게 수용되도록 만듦으로써
권력을 장악했습니다.
추락사고가 있기 전에는 호감을 받던 사람들은
나중에 외톨이로 변하기도 했고,
전에는 전혀 발언조차 못하던 사람은
나중에는 조직의 구심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추락 전에는 팀의 주장이 대장이었지만
새로운 상황에서는 전혀 새로운 사람들이
대장-보좌관-원정대 등의 권력관계를 만들었습니다.
집단을 이루어 사는 모든 동물들은 지위를 놓고 경쟁합니다.
구성원들은 모두 ‘내가 지배자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우두머리 침팬지는 경쟁자들한테 큰 소리로 고함지르고,
우두머리 늑대는 이빨을 드러내 으르렁 거리며,
여왕 암사자는 발톱을 드러내 위협적인 자세를 취합니다.
위계질서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한 개체는
하위 지위에 있는 구성원들을 위협하고 공격하여
자신들의 지위를 보전하고,
구성원들로부터 존경과 복종을 이끌어냄으로써
안정적인 권력과 평화를 구축합니다.
그 대가로 권력자들은 섹스상대를 고르고
음식과 거처를 먼저 선택할 권리를 차지합니다.
사람들 역시 그들 집단 내에서 지위를 놓고 경쟁합니다.
인간들은 자신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으르렁거리지는 않지만
악수할 때 손을 꽉 잡는다거나 상대를 뚜렷이 쳐다보거나
여유 있지만 흐트러짐 없는 자세와 자신이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것을
상대방이 알도록 하기 위한 근엄한 표정 등과 같은 비언어적 단서들을 사용합니다.
사람들은 또한 분명하고 크게 말하는 것으로서 지위를 차지하려고 하는데
자신감 없이 농담 비슷하게 자신의 생각을 변죽 울리듯이 말하는 사람은
낮은 지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감정의 표현 또한 지위의 차이를 말해줍니다.
화난 듯이 보이는 성원은 더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더 높은 지위를 부여받는 반면,
슬픈 듯이 보이는 성원은 낮은 지위의 사람으로 여겨집니다.
권력을 표현하는 비언어적 단서들은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회의장에서는 짙은 색깔의 의상, 값비싼 시계,
보수적인 머리스타일이 권력을 의미하지만,
소규모의 친구집단에서는 보다 편한 모습이 더 적합합니다.
사람들은 또한 언어적 의사소통을 통하여 자신의 지위를 표현합니다.
높은 지위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보통 대화를 먼저 시작하고,
자신이 자신 있는 영역으로 화제를 이끌어갑니다.
또한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이 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말해 주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주석을 달며,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 대해 긍정하거나 반박을 하고,
대화 내용을 정리하거나 되짚어보는 발언을 더 많이 합니다.
사람들은 또 다른 사람들의 말을 가로채고 들어감으로써 집단에서 자신의 권위를 과시합니다.
사람들 마다 권력투쟁에 투여하는 에너지는 다릅니다.
심리학자 맥클리랜드는 이를 권력욕구라고 했습니다.
그는 권력욕구(need for power)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통제하려는 욕구라고 정의했는데,
슈츠가 말한 인간의 세 가지 관계욕구 중 하나인 통제(control)욕구와 같은 것입니다.
권력욕구가 높은 사람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높은 심리적 만족감을 느낍니다.
이들은 위계적인 사회구조를 선호하고 조직의 권력관계를 잘 파악하며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직책을 좋아하고 항상 의사결정기구에 속해 있으려 노력합니다.
권력욕구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개인화된 권력(personalized power)을 추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화된 권력(socialized power)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사회화된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조직의 목적이나 타인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지만
개인화된 권력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람들은
권력을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욕구에 따라 행사합니다.
그렇다고 개인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기적인 욕구를 명시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구성원들이 사회화된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을
자신들을 지배할 권력자로 뽑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