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법조인은 헌법과 법규범 객관적으로 실현하는 주체 돼야”

박한철(사법연수원 13기) 전 헌법재판소장
정치세력과는 거리 두고
헌법과 헌법정신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 이념적 편향성과 정치화가 문제 = 박 소장은 현 법조계의 가장 큰 취약점이 이념적 편향성과 정치화라고 지적했다. 이는 사법시스템의 정상적 작동을 왜곡해 사법기관에 대한 신뢰를 근저에서부터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공정하고 중립적인 위치에 서 있어야 할 재판기관이나 검찰이 좌든, 우든 한쪽으로 치우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 진실 여부를 떠나 근원적인 문제를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생각이나 입장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좌우가 문제 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쪽 편에 치우치는 듯한 정치적 편향성은 사법기관의 본질에 해당하는 공정성이라는 뿌리를 흔들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축구 경기의 진행을 맡은 심판이 어느 일방 팀에 치우치거나 그렇게 비치는 판정을 지속해서 반복한다면, 또 어느 한쪽과 서로 짜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경기 전체를 망칠 뿐 아니라 축구 자체의 매력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사법기관의 구성원은 개인의 생각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국가, 사회의 미래를 내다보고 오로지 헌법과 법규범을 객관적으로 실현하는 주체가 돼야 합니다. 그래야만 국민의 신뢰도 얻을 수 있고, 법과 정의가 살아 숨 쉬게 될 것입니다."
◇ 코드 인사는 잘못, 재판관 개개인이 헌법적 소신 갖춰 판단해야 = 박 전 소장은 2013년 4월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 퇴임 후 3개월여간 이어졌던 소장 공석 사태를 마무리하며 취임했다. 그는 당시 헌재가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믿고 정치권의 '의도적인 흔들기'로부터 벗어나 정치적 공방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치권과는 공식적인 행사 외에는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재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임기를 마칠 때까지 철저하게 원칙을 지켰습니다.
사법기관은 객관적 입장에서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기관으로서 본질상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일수록 정치세력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오로지 헌법과 헌법정신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이것이 사법부와 헌재가 존립하는 이유이자 정당성이 인정되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사법기관에 대한 소위 '코드 인사'는 심각한 사법의 신뢰 저하 문제로 연결되고 국가 전체적으로는 헌법 시스템의 약화와 훼손을 가져와 국가 공동체의 위기를 초래하는 악순환을 만들 우려가 큽니다.
임명 당시에는 비록 정치적 성향에 따라 임명되었다 하더라도 재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고히 인식하고 헌법과 법률에 충실한 해석과 적용을 통해 법적으로 타당한 결론을 추출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재판을 담당하는 구성원들은 이를 절체절명의 과제로 삼아야 하고 또 반드시 실천해야 할 직업적 사명으로 여겨야 합니다."


행배야 고마 내려오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