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A에게 애정과 헌신을 쏟아 부었던 피해자는 사랑하는 부인과 믿었던 지인의 탐욕으로 인해 자신이 살해당하는지조차
모른 채 극심한 공포와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피해자의 유족들 또한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범행 직후부터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은 내용을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범행을 은폐하고자 시도하였으며,
자신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자 검찰 조사를 앞두고 도주하여 장기간 수사의 지연과 혼란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이 법정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바, 진정어린 반성이나 참회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도 아니하다.
피고인들은 피해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피해자의 유족들은 피고인들에 대한 엄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
○ 피고인들은 판시 각 범행 이전에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나. 피고인 A
○ 피고인 A는 2011년경 내지 2012년경 피해자와 교제를 시작하여 2019. 6. 30. 피해자가 사망할 때까지 피해자를 경제적 착취의 대상이자 도구로만 이용하여 오다가,
이로 인해 피해자가 극심한 생활고에 빠지며 정신적으로도 극한 상황에 몰리자 피해자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며 피해자에 대한 비난과 무시, 모욕도 주저하지 않았으며,
급기야 피해자의 생명보험금 수령을 목적으로 자신의 내연남과 공모하여 피해자를 세 차례의 살해 시도 끝에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피고인 A는 피해자의 배우자로서 혼인관계에 기초한 최소한의 법적·도덕적 책무마저 져버리고 피해자의 죽음마저도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취급하였다.
이 과정에서 그 정을 모르는 지인들까지 끌어들여 피해자의 사망을 우연한 사고로 가장하는데 있어 목격자로 이용하려 하였고,
익사 사고가 발생해도 이례적이지 않은 대중적인 낚시터, 계곡 등의 장소를 골라 피해자와 함께 다니면서 피해자를 살해할 기회를 엿보았다.
피고인 A는 자신의 범행에 대하여 어떠한 죄책감이나 죄의식도 없이 일상적인 상황에서 피해자에 대한 살해 시도를 반복함으로써 인명을 경시하는 태도를 내보였고,
그 와중에도 피해자에 대한 경제적 착취는 멈추지 않았다.
피고인 A의 범행 동기와 목적, 구체적인 행위의 태양과 방식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는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사망할 때까지 피해자에 대한 살해의 시도를 지속하였을 것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피고인 A는 보험사에 의하여 피해자의 생명보험금 지급이 지연되자 자신의 범행이 은폐되었으리라 확신하고 관계 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고 방송국에
직접 제보하는 등 대담한 행보를 보이기도 하였다.
이처럼 피고인 A가 경제적 이익만을 목적으로 계획적 살인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하여 피해자의 생명을 빼앗은
이 사건 범행은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
따라서 피고인 A를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함으로써 그 행위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묻고,
피고인 A가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하고 속죄하는 시간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
다. 피고인 B
○ 피고인 B는 내연관계에 있던 피고인 A와 피해자의 생명보험금 수령을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공모하였고,
피고인 A가 피해자와 함께 있는 동안 복어를 사와 직접 그 독이 든 부산물을 넣어 매운탕을 끓이고,
낚시터에서 피해자를 방갈로 외부로 나가 있도록 유도하며 피해자가 익사의 위험에 빠지는 상황을 조장하거나,
피해자로 하여금 높은 바위 위에서 수심이 깊은 물 속으로 뛰어내리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피해자를 재촉하여
위험에 빠뜨린 후 피해자를 제대로 구조하지 아니하거나 방치함으로써 피해자에 대한 살인미수 및 살인 범행을 직접적·적극적으로 실행하였다.
특히 피고인 B는 피고인 A가 지인들과의 여행, 낚시, 레저 활동을 가장하여 피해자를 데리고 갈 때마다 피고인 A와 위 여행 등을 주도적으로 계획하였으며,
각 살인미수 및 살인 범행 과정에서도 피고인 B가 없었다면 피고인 A가 위 각 범행을 실행에 옮길 수 없었을 정도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 B를 피고인 A의 친한 동생으로 생각하여 피고인 A와의 갈등, 피해자의 고민들을 피고인 B에게 털어 놓고 상담하는 등 신뢰하였음에도,
피고인 B는 피고인 A와 함께 피해자를 속이고 조롱하며 돈을 뜯어내다가 결국은 피해자를 살해하기까지 하였다.
피고인 B에게도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무죄 부분(2019. 6. 30. 작위에 의한 살인의 점)
1. 이 부분 공소사실
별지 기재와 같다. 2.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 요지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심리를 지배, 제압한 사실이 없고, 그와 같은 심리 지배에 의하여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도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주된 요지는,
① 피고인 A가 장기간의 생활고와 사회적 고립으로 자존감과 합리적인 판단 능력을 상실한 피해자로 하여금
피고인 A의 요구를 쉽게 거부하거나 저항하지 못하도록 심리적으로 제압하여 속칭 ‘가스라이팅’을 하였고,
② 이에 따라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구명조끼 등 아무런 구호장비 없이 맨몸으로 물 속으로 뛰어 내리도록 한 후
피해자를 구하지 아니하여 피해자를 사망하게 하였으므로, 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피해자에 대한 심리적 지배, 즉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통하여 피해자를 물 속으로 뛰어내리게 하여
살해함으로써 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한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고인들이 ‘가스라이팅’을 통해 피해자를 살해하였는지 여부
가) ‘가스라이팅’은 학술용어로는 정서적 학대의 유형 중 하나인 ‘강압적 통제(Coercive control)’에
해당하는 것으로 ‘누군가를 정서적으로 쉽게 조정하는 행위로서
타인의 심리와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나) 피해자는 2011년경 내지 2012년경부터 약 8~9년간 피고인 A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고 그 대가로 교제 및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비정상적인 생활을 지속하면서,
피고인 A가 요구하는 돈을 주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재정 파탄 및 생활고로 인하여 이에 응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하여 오히려 피고인 A에게 미안해하고 죄책감을 느끼며,
피고인 A에게 줄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장기매매까지 시도하는 등 통상적인 관점에서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상을 보이기는 하였다.
다) 이에 DM대학교 범죄심리학과 AP 교수는 이 법정에서의 진술 및 ‘전문심리위원 의견서’에서
‘피해자는 피고인 A로 인해 극심한 생활고와 심리적인 지배 상태(가스라이팅)에 놓이게 되었다. 피고인 A의 경제적, 정신적 학대가
막바지로 치닫는 최후 2년 동안 피해자는 전혀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상태로 치달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 당시 다이빙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뛰어내리라는 피고인 A의 말이 피해자의 의사결정에 주도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오랜 기간 가스라이팅으로 인한 심리적 지배 상태에서 놓여있던 피해자는 심리적 우위에 있던 피고인 A의 권유에 맹종했을 가능성이 높다’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라) 그러나 피해자와 피고인들이 주고받은 각 카카오톡 메시지, 피해자가 자살시도와 관련하여 작성한 글, AI, R 등의 진술 등에서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자신의 생명·신체에 위협을 가할 만한 피고인 A의 요구에까지 순응하여
이를 거부하거나 저항하지 못하는 정도로 심리적 지배 및 통제 상태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① 피해자가 위와 같이 비합리적이거나 상식적이지 아니한 사고방식이나 행동을 보이는 부분은 대체로 피고인 A와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동기이자
그 대가인 경제적·재정적인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피해자와 피고인 A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금전을 매개로 하여 시작되어 유지되었고,
이러한 상황을 피해자 또한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전적인 문제로 갈등 상황에 놓이는 경우에
피해자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비정상적인 죄책감이나 극단적인 좌절감에서 비롯된 행동들을 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생활 전반에 있어서 피고인 A로부터 심리적으로 통제 및 지배를 당한 것으로 볼 만한 정황은 엿보이지 않는다.
② 오히려 피해자는 피고인 A와 혼인을 하고 상당한 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부부관계로 진전되지 아니하고 경
제적인 문제로 갈등이 더욱 심해지자,
피고인 A에게 ‘A랑 부부란거 2년 넘게 부부 인연 이어왔지만..나 진짜 모르겠어. 그냥 A 아는 지인같아’,
‘우리 그냥 헤어질까?’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피해자의 친구인 AQ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사망하기 얼마 전에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피해자에게 ‘네가 진짜 헤어질 수만 있다면 내가 너의 힘든 것을 조금이나마 도와줄 수 있다’며 피고인 A와 헤어지는 조건으로 2,000만 원을 주겠다고 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직장 동료인 BB 역시 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친구인 AQ으로부터
위와 같이 제안받은 사실을 말하면서 ‘자기도 한 번 진지하게 생각을 해 봐야 겠다’고 얘기를 했었고, 이 말은 피고인 A와 헤어지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였다고 진술하였다.
③ 피해자는 이 부분 범행에 앞서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이 사건 빠지로 데려가 웨이크보드를 타게 할 때에도 웨이크보드 타는 것을
거절하고 ‘차라리 그냥 놀이기구를 타겠다’고 말하거나(증인 AI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31, 32쪽),
‘무서워서 못 타겠다’며 거부하기도 하였다(증인 R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제3쪽).
이처럼 피해자는 피고인 A의 말에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경우 이를 거부하거나 나아가 자신이 수용 가능한 범위의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하였다.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2019. 5. 20.경 피고인 A가 피해자를 낚시터에서 저수지로 밀어 빠뜨렸을 때에도
피고인 B나 W이 있는 자리에서 피고인 A에게 ‘A야, 네가 나 밀었잖아’라며 피고인 A의 행동을 지적하는 말을 하였다.
위와 같은 피해자의 언동은 피해자가 피고인 A에게 심리적으로 지배당하여
자신의 생명·신체에 위협이 가해지는 상황에서조차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소견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마) 무엇보다 이 부분 공소사실의 핵심은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 제압하여 높이 4m, 수심 3m인 계곡 위 바위에서 뛰어내리게 함으로써 살해하였다는 것인데,
아래와 같이 당시 다이빙을 하게 된 상황, AX의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바위에서 뛰어내리게 된 이유가 피고인 A의 요구에 맹종하였거나 이에 저항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AX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 A가 ‘남자들끼리 다이빙 한 번씩 다 하고 가자’라고 제안을 하자
피해자는 처음에 ‘다이빙을 안 하겠다’고 하였고, 피고인 A가 한두 번 더 하자고 했음에도
‘진짜 하기 싫다’고 하였다가 다시 피고인 A가 ‘애들 다 뛰는데 오빠는 안 뛰냐, 그러면 내가 뛰겠다’라고 하니까
피해자가 ‘아니야, 내가 뛸게’하면서 바위 위로 올라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 B는 피해자에게 ‘형 가요’라고 말하여 다이빙 하러 갈 것을 부추기고,
N와 함께 차례로 바위 위에서 다이빙을 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② 이에 의하면 피해자는 처음에는 피고인 A의 제안에 거부 의사를 보이다가 거듭된 피고인들의 제안과 권유,
‘남자들은 다이빙을 다 하는’ 분위기에 휩쓸려 바위 위로 올라가 원하지 않았던 다이빙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제안과 권유, 피고인 B나 N의 행동이 이를 당연히 거부할 수 없는 정도의 것이었거나
피해자에게 있어 전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은 아니었고,
피고인들이 그 상황을 교묘히 조작하거나 피해자의 심리를 통제함으로써 피해자를 물에 뛰어내리게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사정도 드러나지 않는다.
③ 피해자는 수영을 하지 못하면서 구명조끼도 입지 아니하고 물 속으로 뛰어내렸는데,
당시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구명조끼를 입지 말라고 말하거나 구명조끼를 입을 수 없게 상황을 조성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18).
피고인들은 당시 피해자의 사망을 우연한 사고로 포장하고자 하였던 것인바,
피고인들이 그 살해의 의도가 외부로 드러날 만큼 피해자를 위험한 상황으로 빠뜨리는 행위를 한다는 것은 피고인들의 의사에 정면으로 반한다.
④ 이와 같이 피해자가 높은 바위 위에서 구명조끼도 없이 다이빙을 한 행위가 다소 무모하고 선뜻 이해가 가지 아니하기는 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해자의
각주 18)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에게 물 속으로 뛰어내릴 것을 제안, 권유하면서도 구명조끼를 입히는 등 최소한의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위험발생을 야기한 선행행위로 볼 수는 있다.
행위가 정상적인 판단능력이나 자유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행해진 것이라고 단정할 수없다.
당시 피해자는 죽을 생각이나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뛰어내린 것이 아니고,
오히려 피고인 B나 N가 안전하게 다이빙을 하는 모습, 수영을 잘 하는 피고인 B가 물 속에서 튜브를 타고 있어 언제든 자신을 구해 줄 수 있는 상황인 점을 인식하고,
피고인 B와 N를 믿고 뛰어내렸을 가능성이 크다.
2) 작위에 의한 살인의 실행행위가 인정되는지 여부
가) 어떠한 범죄가 적극적 작위에 의하여 이루어질 수 있음은 물론 결과의 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하는 소극적 부작위에 의하여도 실현될 수 있는 경우에,
행위자가 자신의 신체적 활동이나 물리적·화학적 작용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타인의 법익 상황을 악화시킴으로써 결국 그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기에 이르렀다면,
이는 작위에 의한 범죄로 봄이 원칙이고, 작위에 의하여 악화된 법익 상황을 다시 되돌이키지 아니한 점에 주목하여 이를 부작위범으로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스스로 바위 위로 올라가 맨몸으로 물 속으로 뛰어내린 것으로,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하여 자신의 신체적 활동이나 물리적·화학적 작용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에너지를 투입하는 작위 행위를 하지 아니하였음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
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들의 가스라이팅에 의하여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결여되어 있었거나
심리적으로 완전히 지배당한 상태에서 물 속으로 뛰어내리게 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는데다가,
피고인들이 피해자가 다이빙을 할 만한 상황을 조성하고 피해자의 다이빙을 유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정도만으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피해자를 바위 위에서 밀거나 사실상 강제로 물 속으로 떨어뜨리는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만한 적극적 작위 행위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의하면, 피고인들의 전체적인 살해행위는
‘수영을 못하는 피해자로 하여금 구명조끼 등 아무런 구호장비 없이 맨몸으로 물 속으로 뛰어 내리도록 한 후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행위’로서,
구체적으로는 ‘물 속으로 뛰어내리게 한 행위’와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하지 아니한 행위’로 나뉜다.
그런데 피해자가 물 속으로 뛰어내리게 된 시점까지의 상황만을 본다면 피고인들로서는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들이 유도한대로 물 속으로 뛰어내릴 것인지,
뛰어내린다면 피해자가 그대로 물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실제 사망하게 될 것인지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이고,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피해자가 수영을 하지 못하여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큰 상태이기는 하였더라도
‘물 속으로 뛰어내리게 한 행위’ 자체만으로 곧바로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이 실현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라) 따라서 피고인들의 행위 중 피해자의 사망을 야기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의미를 지니는 행위는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물 속에 빠진 채로 그대로 둘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결과발생을 방지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는 것이고,
그 이전에 피고인들이 수영을 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바위 위에서 물 속으로 뛰어내리도록 한 행위는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위험발생의 원인을 야기한 선행행위에 해당한다.
결국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살해한 행위는 작위가 아니라 부작위에 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마) 살인죄는 ‘사람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인바,
그 객관적 구성요건으로서 사람을 ‘작위로 살해’하는 행위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의 내용 및 태양, 결과 발생의 가능성과 정도 등을 신중히 고려하여야 한다.
비록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물 속으로 뛰어내리게 한 행위’가 시발점이 되어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결과론적인 측면에서 이를 작위에 의한 살해행위로 섣불리 단정할 수 없고,
앞서 본 이 사건의 발생 경위와 내용, 우발적인 사고를 가장하여 피해자를 살해하고자 하였던 피고인들의 의사 등을 고려해 보면,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물 속으로 뛰어내리게 한 행위만으로 피해자에 대하여 적극적인 작위에 의한 살인의 실행행위를 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위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는판시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
보호관찰명령 청구에 관한 판단
검사는 피고인 겸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들에 대하여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청구하는 외에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2 제3 호에 따른
형 집행 종료 후의 보호관찰명령도 함께 청구하였다.
그러나 피고인들과 같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선고받은 사람은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에 따라 형 집행 종료 등
직전 전자장치 부착명령 집행을 받고, 같은 법 제9조 제3항에 따라 그 부착기간 동안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호관찰을 의무적으로 받게 된다.
따라서 피고인들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선고하는 이상 별도로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2 제3호에 따른 형 집행 종료 후의 보호관찰명령까지 선고할 필요성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보호관찰명령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8, 제9조 제4항 제1호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이규훈 _________________________
판사 이혜선 _________________________
판사 김준영 _________________________
(아직 남아있음.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