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는 역사광인 나에겐 테마공원같은 곳이라 워낙 바쁘게 다니다보니 평소 늘 꼭 실제로 봐야겠다고 생각하던 랜드마크가 바로 10m 옆에 있었는데 모르고 지나쳤다는 걸 오늘 발견함 ㅡㅡ....
놓친 랜드마크라는 건 3세기말 혼란스럽던 로마제국을 통일하고 제국을 동과 서로 나눠 황제Augustus 부제Caesar 두 페어가 다스리기로 한 사두정치(Tetrarchy) 시대를 연 디오클레시안(Diocletian)과 세아이들(Maximius, Galerius, Constantius)을 조각한 석상임. 이 석상은 거의 대부분의 역사책에 디오클레시안과 4두정치 시기를 설명할 때 늘 등장하는 역사계에선 아이돌급으로 유명한 석상인데다가 디오클레시안은 내가 제일 존경하는 로마황제 중 하나이기도 함.
4두정치 시절 로마의 영역. 4명이 이렇게 분할해서 로마제국을 다스림
2000년이 넘는 로마의 역사 중 권력의 정점에 있을때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제국의 운영(Tetrarchy)을 위해 스스로 권력에서 내려와 은퇴해 후계자에게 넘겨준 유일한 인물임. 혼란스러운 로마제국을 통일시켜 이후 수십년간 안정적 다스릴 능력도 있었고 이상을 위해 스스로 권력에서 내려올 수 있는 자제력도 겸비함 ㅍㅌㅊ? 디오클레시안은 이후 고향인 현재 크로아티아의 스플릿에 궁전을 만들어 죽을때까지 그곳에 거주했음. 크로아티아 스플릿엔 아직도 디오클레시안의 궁전이 대표유적으로 중심가에 잘 보존되어있다고 한다 (난 아직 못가봤는데 여게에 여기 가본 게이가 있더라).
아래 사진처럼 이집트산 검은 돌에 세긴 석상으로 Portrait of the Four Tetrachs라고 불리움. 이게 원래 콘스탄티노플에 있던걸 베니스가 지중해를 장악했던 시기 (대략 13세기로 추정)에 베니스의 중심인 산마르코광장으로 가져왔다고 하더라. 난 솔직히 이번 베니스갔을때도 이 석상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었음. ㅡㅡ
재밌는건 가져오는 중 사라졌던 오른쪽 발 부분 (아래 사진으로 보면 하얀 돌조각으로 대체되어있음)이 원래 이 석상이 세워져있었던 이스탄불의 어딘가에서 뒤늦게 발견되어 현재 이스탄불 고고학박물관(Istanbul Archaeological Museum)에 소장되어있음. (이 발조각도 몇년전 이스탄불고고학 박물관 갔을때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넘어감 ㄷㄷㄷ)
산마르코 광장은 이번 베니스 갔을때 꽤 오랫동안 머물던 곳이라 이곳저곳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혹시라도 우연히 이 석상이 찍혔는지 쭉 찾아봤다. 그랬더니 딱 한장 이 석상이 찍힌 사진이 있더라. 와.. 바로 10m 옆이었음 ㄷㄷㄷ
이게 그 사진이다. 잘 보면 저 중간에 있는 건물 모퉁이에 있는 4두석상이 보임.. 와 이렇게 가깝게까지 갔는데 저걸 코앞에서 볼 기회를 놓치다니 노무 억울하노...
1줄요약. 나처럼 이렇게 뒤늦게 후회말고 니들은 꼭 꼼꼼히 여행지에 뭐가 있는지 잘 챙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