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적 이론은 창작에 있어 그리 중요한 부분이 아닙니다. 그런 복잡한 이론이 없어도 경험적으로, 감각적으로 얼마든지 좋은 작품이 나오니까요.
하지만 왜 그것이 좋은 작품으로 들리는가를 이해하는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냥 좋으니까?그러니까 그게 왜 사람들에게 좋게 들리냐는 말이지요.
이는 화성 자체가 인간 심리에 기반을 두고있기 때문입니다. 화성의 정리는 말 그대로 인간이 편안하게 느끼는 화음과 그렇지 않은 화음을 정도에따라 분류해놓은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를 적절히 배치하면서 '긴장과 이완의 적절한 반복' 이라는 인간 본성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구요. (모든 예술의 구조와 마찬가지입니다.인간이 좋아하는 것이니까요.)
화성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아무렇게나 배치한 코드가 좋게 들릴수 있다는 말도 되는데요, 그러면 음악을 만드는게 너무 쉬워질겁니다. 하지만 직접 해보시면 느끼시겠지만 마구 아무코드나 늘어놓아서는 좋은 음악으로 들리지 않습니다. 때문에 음악적 창작의 고뇌는 좋은 배열을(멜로디,화성,리듬,가사 모두해당하는 얘기입니다) 찾아내는 것이 시작이지요. 이런 과정을 꼭 하나하나 되풀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경험적 재산을 논리적 이론으로 축적하는 것이 화성학을 공부하거나 다른사람의 작품을 이해(분석)하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공감하고 받아들일수 있는 모든 음악은 설령 그런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지 않았다고 해도 모두 화성적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이는 왜 그것이 말이 되는가?(좋게 들리는가), 즉 논리적인가?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설령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터무니 없는 진행이라고 해도 설명이 가능합니다.왜 이것을 불편하게 느끼고 좋아하지 않는가의 문제니까요.)
다윈의 진화론이 많은 이에게 열광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그동안 너무나도 알수없었던 수많은 것들을 아주 심플한 이론으로 모두 설명할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어떤 법칙을 발견하고 이해 해 낸 것입니다.
화성이론은 이미 몇천년이 지나도록 존재해 왔으며, 이미 인간 본성에 내재되어 있는 논리적 법칙을 발견하고 그것을 아주 심플하게 설명할수 있는 도구입니다.
어느 재즈의 거장은 '고수란 복잡한 재즈를 아주 단순하게 이해하는 사람' 이라고 말한바 있습니다. 공부를 거듭할수록 모든것을 단순하게 볼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는데요, 어느날엔가 저 말을 공감하게 되시리라 믿습니다.
말을 상대에게 전달하고 공감을 얻는데에 어려운 단어나 고도화된 문법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쉽게 이해되는 말이 좋은 법이니까요. 하지만 논리가 없는 말은 누구의 공감도 얻어내기 힘듭니다.
음악역시 아주 부정할수 없이 매우 논리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공부하는것은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