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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무력남침 대한민국 점령" 공개 협박





 
  • 유진 북한문제전문가 
  • 자유일보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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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김일성·김정일의 70년간 통일정책 폐기


‘전쟁 중인 교전국’ 규정...“동족 개념도 완전히 제거”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 용어도 헌법서 삭제 지시
美-러 대립 틈새 악용...견고한 한미동맹에 궁여지책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우리 정기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10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16일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헌법에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명기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 김정은이 러시아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병합하려고 전쟁을 일으킨 것처럼
대한민국을 무력침공하는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와 대화를 하지 않겠고 향후 어떤 대한민국 정부와도 대화와 협상에 의한 통일이 아니라
오직 무력 통일을 추구하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한마디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병합하려고 전쟁을 일으킨 것처럼 북한도 무력으로 대한민국을 병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 것이다.

 

16일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북한헌법에 ‘대한민국은 제1의 적대국·불변의 주적’으로 명기하고 ‘평화통일’ 등의 표현도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김정은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금강산국제관광국 등 모든 대남기구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23년 12월26일부터 30일까지 김정은 참석하에 노동당중앙위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를 열고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관계’로 규정하고 노동당 통전부 등 대남기구를 정리, 개편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투쟁원칙과 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정은은 북한헌법에서 ‘북반부’,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을 삭제할 것도 강조했다.
또 ‘삼천리금수강산’, ‘8천만겨레’와 같이 북과 남을 동족으로 오도하는 낱말들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통일관련 단체 외에도 그러한 조직들을 관리하던 통전부의 기능, 남북대화 업무 역시 폐지하고
남북관계 및 통일과 관련된 업무는 외무성으로 이관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북한의 주장과 조치는 남북관계를 ‘민족간의 관계,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존재하는 특수한 관계’가 아니라
‘철저한 타국으로,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국방백서에 ‘대한민국의 주적은 북한’이라는 표현을 명기한 것과 같이 앞으로 개정되는 북한 헌법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제1주적은 대한민국’이라고 적시해 놓겠다는 것이다.

 

한편 김정은은 ‘남북교류 협력의 상징이었던 경의선 북측 구간을 회복불가한 수준으로 물리적으로 완전히 끊어놓을 것’과
‘평양 남쪽관문에 꼴불견으로 서 있는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을 철거’하고 "공화국 민족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의 일련의 발언은 선대수령인 김일성ㆍ김정일이 70여년동안 남북통일을 위해 내놓았던 정책과 노력, 흔적들을 백지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남북관계는 선대와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은 이어 헌법을 개정할 때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국가들과 같이 국가주권이 행사되는 영역 즉 영토, 영해, 영공 지역을
합법적으로 정확히 규정짓기 위한 법률적 대책을 세울 것’도 강조하였다.

 

실제로 북한헌법에는 영토조항이 없고 북한의 수도는 ‘평양’이라고 적시한 수도 관련 조항만 있다.
앞으로 헌법을 개정할 경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3조와 같은
‘영토조항’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또 휴전선을 ‘남쪽국경선’이라며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을 비롯한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대한민국이 북한의 영토, 영공, 영해를 0.001mm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도발로 간주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김정일의 이런 대남공개협박을 대다수 북한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의 튼튼한 한미동맹에 기초한 대북정책 추진으로
이전 정부처럼 김정은 마음대로 남한을 움직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궁여지책으로 풀이하고 있다. 

 


● 통미봉남에 통일봉남까지 韓 고립 시도

김 위원장은 이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해야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서 대폭 강화된 한미일 3각 협력에 균열을 내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1차 정상회담에 나서면서 북핵 동결과 제재를 맞바꿔 미국 등의 경제 지원을 받는
발전 전략이 가능하다고 군부를 설득했다는 게 정통한 대북 소식통의 전언이다.

하지만 하노이 노딜 직전까지 북-미는 협상의 디테일에서 진척이 없었다.
협상 결렬 이후 분노한 김 위원장은 북-미 간 북핵 협상 전략을 버린다.

이후 글로벌 신냉전 구도에 올라타 러시아, 중국과 밀착해 각종 협력을 강화하면서 경제난 위기를 견뎌내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심각해지는 경제난을 돌파하고 주민들의 불만을 무마하기는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사이가 나쁘지 않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한반도 정세의 판을 다시 흔들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뿐 아니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납북자 문제에서 북-일 대화에 적극적이다.

이를 이용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 통미봉남은 물론이고 통일봉남으로 한미일 3각 협력을 무너뜨리고 한국 고립이
가능하다고 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 일본과 대화하려는 신호”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 카드를 위해 북한은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둔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물론이고 미국의 주요 핵전력이 있는
괌 미군기지를 타격할 신형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발사하며 도발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절 2018년 북-미 간 협상이 본격화되기 전에도 2017년 북한은 도발 강도를 최대로 끌어올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최근 대남 초토화를 위협하며 “전쟁을 피할 생각이 없다”고 공언하는 것도 이런 불안감을 자극하려는 것이다.
당국자들은 이 때문에 “트럼프 집권 시 김정은-트럼프 직거래로 윤석열 정부가 곤란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트럼프 리스크를 우려한다.



● “김정은 정권 안전 위해 영구 분단 추구”

최근 한국을 “주적”,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한 김 위원장은 15일 “평양의 남쪽 관문에 꼴불견으로 서 있는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도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자신의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이 내세운 통일 노선도 부정해 버린 것이다.
북방한계선(NLL)이 “불법 무법”이라고 주장한 뒤 “대한민국이 우리의 영토, 영공, 영해를 0.001mm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 도발로 간주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장기화 속 심각해지는 경제난으로 인해 누적되는 주민들의 체제 불만을 외부의 적, 즉 한국에 돌리려는 의도다.
이는 한국에 대한 동경이 주민들 사이에 퍼지자 이를 대남 적개심으로 돌리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체제 내부의 불만이 크다는 뜻이다.

김천식 통일연구원장도 “김정은 정권의 안전을 위해 영구 분단을 추구하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 한국에 대한 동경이 확산되지 못하도록 남북 관계를 단절시키려는 것”이라고 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대남 도발의 책임을 현 정부에 돌리는 ‘갈라치기’ 수법으로 남남 갈등을 일으키려는 의도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윤석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북한 정권 스스로가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인 집단이라는 사실을
자인한 것”이라며 “‘전쟁이냐 평화냐’ 협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전략엔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대남 대미 도발의 수위를 높일수록 무기 개발에 자원이 더 투입되고 경제난은 악화된다.
“체제 불안을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지적한 것은 이 때문이다.





윤완준 정치부장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