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커먼 주제에 손가락이 닿으면 수줍듯 벌렁이던 앙증맞은 항문은
저렇게 작은 구멍에 어떻게 수박이 들어가나 늘 궁금했지만
굳이 묻지는 않았지
가끔은 대변이 새어나와 곤란할 때도 있었지만
누구든 남 모를 사정이 있는거니
모른척 넘어가는게 어른스러 보이니깐
하지만 너의 섬세한 항문의 주름을 볼 때면
난 늘 동심으로 돌아간듯 해
놀이동산에 처음 가본 아이처럼
드넓은 항문을 여기저길 맛보며 뛰놀지만
시간에게 배려란 없기에
즐겁던 시간도 영원하진 않지
쾌락의 끝에 기다리던 공허함에 앞에
벌벌 떠는 나를 감싼 너의 항문은
얼마나 따스하던지
차가운 세상에 무참히 상처입은
내 마음을 보듬어주던 너의 항문은
내게 있어 숨을 돌릴 유일한 안식처이자
진통제같은 존재지만
그런건 전부 무엇하나 해결하지 못한 체
그저 찰나의 위안일 뿐이란 걸 알아버린
난 이미 너무 커버렸어
너의 항문을 떠올리는 거 만으로도
내 가슴은 불어터진 항문처럼 찢어질 것만 같지만
그래도 돌아보진 않을게
잘가
내 아련한 유년기여
안녕
내 비참한 추억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