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習, 中·중앙亞·유럽 잇는 경제권 구상
2023년 세 번째 포럼 대대적 홍보 불구
佛·獨 불참… 사업 참여한 伊도 안가
WSJ “유럽 내 중국 영향력 줄이기”
美·中 갈등 고조에 伊 탈퇴 고려도
스리랑카·파키스탄·이집트 등은
中 자본 빌려 인프라 구축에 동참
부채 늪… 운영권 中에 이전 상황도
일부 국가는 외환 고갈 ‘재정 위기’
“사실상 고리대금 벨트” 비난 직면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구상 10년을 맞아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4년 만에 일대일로 포럼을 개최하고 참여국들과의 소통도 활발히 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가 이탈하려 해 시 주석의 중국 중심 경제·무역 확대 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
시 주석은 후진타오(胡錦濤)의 뒤를 이어 주석 자리에 오른 첫해인 2013년 9월 중앙아시아 4개국 순방 도중 카자흐스탄 나자르바예프 대학에서 한 강연에서 중국과 중앙아시아가 손잡고 중앙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 경제권’을 만들자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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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4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폐막식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등으로 그간 다소 주춤했던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다시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월 관련국 정상이 모이는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 포럼’을 개최한다. 이 포럼은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열린다.
◆중국과 거리 두는 유럽… 이탈리아 발 빼나
포럼이 성공적으로 열릴지는 두고 봐야 한다. 최근 유럽 일부 국가가 중국과 거리 두기에 나서면서 포럼 참석률이 예전만 못할 전망이다. 2019년 포럼에서는 37개국 정상, 150여개국 대표단이 참석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홍남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할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가입한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도 참석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3년간의 코로나19 고립 끝에 시 주석이 일대일로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계획하고 있지만 유럽 지도자들은 유럽 내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상당수가 이 프로젝트와 거리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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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탈리아의 경우 2019년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했지만, 최근엔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사업 탈퇴까지 고려 중이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달 30일 미국 폭스뉴스에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사업 탈퇴 가능성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12월 이전에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대일로가 이탈리아의 국익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에서 벗어나도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말해 탈퇴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
이는 앞서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부 장관이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대일로 참여에 대해 “즉흥적이고 형편없는 결정”이라며 “중국과의 관계를 해치지 않고 일대일로 협상에서 벗어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중국은 이탈리아의 탈퇴를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일대일로 공동 건설은 중국과 이탈리아 양국의 실용적 협력이 만든 새로운 플랫폼으로 ‘윈윈’(win-win)의 성과를 냈다”며 “협력 잠재력을 더 발굴하는 것이 쌍방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최근 강조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일 사설에서 “크로세토 장관의 발언 시기도 의심스럽거니와 그 배후에는 분명히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2019년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가입 결정 이후 미국은 이탈리아에 압력을 가하고 이탈리아에 거의 ‘서방의 반역자’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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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선박 ‘위안왕5’호가 지난해 8월16일 스리랑카 함반토타항에 입항하고 있다. 함반토타항은 스리랑카가 중국 자본을 동원해 건설했지만 차관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2017년 중국 국영 항만기업에 99년 동안 운영권을 넘겨준 상태다. 함반토타=AP연합뉴스 |
◆참가국에 부채 폭탄… ‘고리대금 벨트’ 비판
일대일로에 참여한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를 ‘부채의 늪’에 빠지게 한다는 비판도 중국이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일대일로 참가국이 중국 자본을 빌려 항만과 도로, 철도 등 인프라 구축에 동참했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리고, 항만 운영권을 중국에 넘기는 등의 사례가 실제 발생하면서 우려가 더 커졌다.
2020년과 지난해 각각 디폴트에 처한 잠비아와 스리랑카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일대일로에 참여한 스리랑카는 중국에서 자금을 끌어 남부 함반토타에 대규모 항구를 건설했는데, 운영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정부 지분 80%와 99년 동안의 운영권을 중국 측에 넘겨야 했다. 이집트, 우간다 등도 주요 자산에 대한 운영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지난 5월 “세계 최빈국 경제가 해외 차관 때문에 불안정하다”며 “그중 대부분이 중국으로부터 받은 차관으로 인해 국가 경제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파키스탄과 케냐, 잠비아, 라오스, 몽골 등 중국에 가장 많은 부채를 진 12개 국가를 분석한 결과, 대출 이자를 갚는 데 보유 외환이 고갈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몇 달 뒤면 재정이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중국이 부채 탕감을 꺼리고, 얼마나 많은 돈을 어떤 조건으로 빌려줬는지 극도로 비밀에 부쳐 다른 대출 기관이 지원에 나서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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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교도연합뉴스 |
이에 서방은 일대일로를 ‘부채의 함정’(dept trap)이라고 부르지만, 중국은 이 표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어떤 당사자에게도 돈을 빌리도록 강요하거나 부채를 받아들이도록 압박한 적이 없다”며 “현재까지 파트너 국가 중 어느 나라도 일대일로가 ‘부채의 함정’을 만들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